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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나는 3인조 특수강도였다

7154 2013. 1. 8. 09:49

지난 밤, 나는 3인조 특수강도였다.

 

 

 

 

      

우리는 어느 빈집을 털었다. 두 사람은 귀중품은 물론이고, 벽시계조차 주섬주섬 챙겼으나 나는 별로 챙기는 게 없었다. 밖으로 빠져나온 우리는 그만 들키고 말았다. 사람들은 우리를 잡으려고 소리쳤고, 우리는 준비해 둔 차량 문을 열고 훔친 물건을 던지다시피 처넣은 다음, 달리는 차량에 올라탔다.

목적지까지 가는데 산길을 택하기로 하였다. 정상적인 길로 가면 분명히 검문에 걸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산길을 택한 우리는 산 중턱쯤 올랐는데 거기에는 휴게소 같은 공간인지 사람들이 붐볐다.

특수강도 3인방, 한 사람은 젊은 친구였다. 예전에 내가 그를 알고 지냈는지는 기억에 없었다. 또 한 친구는 예전부터 알았던 친구임에는 분명한데 역시 전혀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지금도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겠다.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그 훔친 물건들을 승용차 같은 곳에 처넣어 도망가고---. , 살다 살다 별 희한한 꿈을 다 꾼다. 내가 지금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고 싶을 만큼 절박한 것일까? 허긴 아름다운 여인의 마음은 한 번 훔쳐 바리바리 싸들고 도망치고 싶기는 하다. 힘들고 지쳐가는 이 일상을 탈출해서---

그리고 사실은 이런 경우 특수강도가 아니라 특수절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