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문득문득

어떤 안부

7154 2008. 6. 13. 18:32

어떤 안부



1.

야이 새끼야, 형님이다

어이, 씨벌놈. 안 디지고 살아 있었네. 먼 지랄한다고 인자사 전화허냐

그러는 니는 새끼야, 손모가지가 부러졌냐. 전화 한 통 안 허게

나는 니 디저분 줄 알았어 인마

염병하고 있네 문댕이 새끼. 나가 주그면 속이 씨언 허겄냐

니 이거 모르재. 나가 니 디지먼 부주헐라고 만 원짜리 개비에 넣고 댕긴 거

그랬냐. 그거스로 낭중에 술이나 받어라

긍깨 언넝 내려와. 성태집에 니 창시 채울 막걸리 쌔부렀어

아이 씨발, 막걸리 처묵을라고 그 먼디까지 내려간다냐

똥꾸멍 삘건 놈이 막걸리면 됐재 멀 사준다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나저나 얼마나 바뿌간디 꼬라지 보기가 힘드냐. 시방 몇 년째냐. 니가 서울 돈 다 거머부냐

검기는 좃도, 맨날 죽을 맛이재

그래도 술 작작 처묵고 자석아. 이 형님한테 전화 좀 허거라. 아우가 어치게 산 지는 알아야 될 거이 아니냐

이, 씨벌놈이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당깨. 니가 왜 형님이여?

이 미친놈아, 머리 히건 놈이 형님이재 누가 형님이다냐

아따이 좃만한 새끼, 째깐한 새끼가 싸가지 좃나게 없네. 내려가면 니 주게분다 잉


2.

엄니도 정정허재?

잉, 나이 잡숴도 우리 엄니 심 따라올 사람 없을 건마

동네도 별 일 없고?

쪼시락 한 동네가 머 별 거 있겄냐. 근디 엊그제 난리가 나부렀다

왜, 무슨 일인디

엊그제 겁나게 비 왔재 잉. 그날 만식이 즈그 새르팍 다리가 막캐서 물이 칠동떡집 마당으로 다 안 들어가부렀냐. 그래갖고 씨벌, 만식이 즈그 엄니하고 칠동떡하고 싸움시롱 머리끄댕이 지뜯고 하여튼 두재비가 나부렀다

아따, 시골 사람들이 왜 그런다냐. 정내미 떨어지게

근디, 느그 엄니는 어치냐

우리 엄니도 그렇재 머, 나이 드셨응깨….

야, 동네 앞에 아직도 문저리 많이 나냐?

많이 나기는 난디 인제 냄새나서 못 묵어

왜?

그 좃철인가 먼가 때문에 뻘바닥이 다 오염돼부렀써. 시골도 다 썩어간다 썩어가

큰일이다 잉

야, 구신 씬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허고 니 언제 내려올래. 얼굴 잃어불겄다 이 씨벌놈아

몰라이, 새끼야. 니 씬더구 보기 싫어서 안 갈랐다

야이 씨벌놈아, 서울에서 여그까지 여섯 시간이면 와분다

그렁깨 잉, 나도 니 보고잡픈디 맘대로 안 댕마. 다음에 또 전화 허깨

알었다. 어치고 산 지 모르겄다마는 돈도 많이 거머불고 술도 많이 처묵고 오입도 많이 허고 그래라 잉

무식한 새끼, 끄너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