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맛 기행_북창동「北村 손두부」
「北村 손두부」, 탄생 비화
현재 몸담은 직장에서 32년째 근무하는 김영태 수필가.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얼추 40여 년 동안 남의 밥을 먹고 살아왔으니 직장이란 곳에서 산전수전 그리고 공중전까지 죄다 겪은 셈이다.
김 수필가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그 중 둘째 아들이 「北村 손두부」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대학을 졸업하자 서울 강남 소재 모 패션의류업체에 취직하였다. 출근 첫날, 그 회사 사장은 인근 식당에서 50여 명의 직원에게 점심을 제공하며 환영식을 베풀었다는데 그 자리에서 이해하기 힘든 주문을 하더란다.
“김 군! 내일부터는 도시락을 지참하고 출근하도록 해.”
이 이야기를 들은 김 수필가는 아들에게 당장 때려치우라며 고함을 질렀다. 오랫동안 직장인의 비애를 뼈저리게 경험한 그는, 지금 시대 도시락 운운할 정도의 회사라면 아들의 출발은 싹수가 노랗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김 수필가는 다짜고짜 아들을 데리고 도봉산 기슭의 「山두부」집을 찾아갔다. 그 두부집 사장이야말로 두부라면 이골이 날만큼 오랜 경험을 축적한 인물이다. 김 수필가는 거두절미하고 두부 기술을 아들에게 전수해 주기를 간곡히 읍소하였으나 쉽사리 받아줄리 없었다. 기술을 익히는 고달픔이 뼈저리게 사무쳐 있는 사장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김 수필가에게는 자식의 장래가 달려 있는 문제였다. 「山두부」집 사장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결과, 차마 간청을 물리치지 못한 사장은 기술 전수 약속을 하고 말았다.
이 시대 보기 드문 부정(父情)이 아닐 수 없다.
어느덧 흐른 4년 반의 시간!
아들은 무던히 참고 견디며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냈다. 끝내 아들은 “이제 더 가르칠 게 없으니 그만 산에서 하산하라.”는 스승의 명을 받았다. 부자(父子)는 가슴이 미어졌다. 마치 초심자인 칼잡이가 고수(高手)의 검객으로 다시 태어났다고나 할까. 긴 시간의 노력과 준비 끝에 「北村 손두부」가 탄생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근하고 건강한 맛, 두부! 젊은 아들과 지혜로운 아버지의 꿈과 희망을 밴 ‘북촌 손두부’맛을 찾아가보자.
*문인 모임 장소로도 그만입니다.
*「北村 손두부」: 서울 중구 북창동 105번지 우남빌딩 1층(TEL 02-779-7979)
*<찾아가기>
1)시청역 7번 출구(1호선/2호선)-약 400미터 직진-왼편 2층조립식주차장 골목-골목 끝 지점
2)회원역 7번 출구(4호선)-한국은행 앞-횡단보도-서울역방향-굴다리직전 우회전 골목(전체 약 5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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