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역 2번 출구의 아침
7호선을 타고 종착역인 온수역에 내리면 2번 출구를 찾습니다.
2번 출구에는 경사 70도쯤 되는 계단이 하늘 높이 서서 숨을 헐떡이며 버티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그 출구를 보면 아득해집니다.
언제 저곳까지 오를까----.
계단 양 옆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연기처럼 오르내립니다.
고개를 숙인 채 나는 한 발 한 발 계단을 딛습니다.
출구 가까이 오르면 지하로 내려오다 막힌 아침 햇살이 내 손을 잡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출구 마지막 계단으로 막 올라서며
동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십니다.
출구를 나서면 높나직하게 첨탑 네 개를 세운 교회가 장엄하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아침 햇살은 그 가장 높은 첨탑 뒤에서 후광처럼 쏟아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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