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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또 //자살//, 그 끝없는 자살_가족의 연이은 자살, 자살자의 심리를 알고 싶다

7154 2013. 1. 8. 02:19

[자살], 그 끝없는 자살/가족의 연이은 자살, 자살자의 심리를 알고 싶다

 

 

 

 

가끔 5층 사무실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나는 다소 고소공포증이 있다. 그래서 오래 내려다보지 못한다. 만일 내가 여기서 떨어지면 어찌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머리통은 박살이 나고 온 육신 또한 연체동물처럼 으스러질 터인데 그 고통은 쉽게 상상이 안 간다. 질기려면 한도 끝도 없이 질긴 것이 사람 생명이다. 만일 즉사하지 못한 채 불행하게도 식물인간처럼 남는다면 또 가족에게 끼칠 피해는 어찌될까.

내 누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석 달 정도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다가 세상을 떠났다. 술 취한 운전자에게 치여 5~6미터는 허공으로 치솟아 아스팔트로 떨어졌다 하니, 그 고통이 어땠을까 생각하면 통곡이 쏟아지려는 신음이 단말마처럼 터져 나온다.

 

오죽 고통스러우면 그럴까마는 사람들은 종종 잔혹하리만치 자신의 생명을 버린다.

어릴 때 마을 앞 기찻길에 누워 자살한 사람의 시신을 목격한 적이 있다. 배를 중심으로 두 동강이 나서 내장이 다 튀어나온 시신을 거적으로 덮어둔 모습을 우연찮게 본 나는 오랫동안 밥을 먹지 못했던 거 같다. 피 비린내는 여름 내내 가시질 않았고, 기찻길 인근 산에서 왔는지 송충이들이 레일에 달라붙어 득시글거렸는데 그 송충이들조차 열차 바퀴에 깔려 널브러져 그야말로 등굣길이 고역이었다.

이십대 때 웃통을 벗은 남자가 나뭇가지에 목매어 대롱대롱 한가로이(?)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오래 되었는지 고개는 완전히 꺾여 있다시피 하였고, 몸은 축 늘어져 혀가 쭉 빠져 나와 있었던가 그랬는데, 경찰들도 겁이 나던지 쉬 접근하기를 꺼려했다. 그래서 목매는 고통, 교수형의 고통을 떠올리면 두렵기도 하다.

 

자살을 실행하는 순간의 심리는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짐작건대 혼이 나가버려서, 오직 죽겠다는 생각 외 한 순간의 사후도 떠올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혼이 나간 게 아니라면, 투신할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현기증 이는 두려움만 들어도, 아스팔트에 부딪치면 극심한 고통이 있을 거라는 생각만 들어도 그 두려움 때문에 쉽게 투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때문에 괴로워할 가족을 떠올리기만 해도 쉽게 목매지는 못할 것이다.

목이 죄어오는 고통을 느끼며, 물속에서 숨이 막혀오는 고통을 느끼면서 후회하지는 않을까, 고통이 몰려오고서야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며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지는 않을까.

 

주변에서는 저런 거 하나 극복 못하고 죽느냐 하지만, 아픔은 상대적이다. 어떤 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어떤 이에게는 치욕스러워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가족 한 사람을 잃었을 때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그 슬픔의 크기는 전혀 다른 것이다. 슬픔을 잘 견디는 가족도 있고, 슬픔을 견디지 못해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하는 가족도 있다.

 

사업장이 크든 적든, 사업하면서 극심한 자금 압박을 받는 사업자들도 우리나라 부지기수일 것이다. 아침이면 눈조차 뜨기 싫고, 내일이 밝아오는 것조차 두렵고, 내일이 오는 게 싫어서 아예 눕고 싶지도 않고,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 떨어지듯 깜짝 깜짝 놀라고, 채권자들에게 빚 독촉을 받을 때마다 사는 게 치욕스럽고, 세상을 아무리 둘러봐도 도움 청할 곳도 없고, 내가 지금 여기서 무너지면 사랑하는 내 가족은 어찌될 것인가 아득하기만 하고, 마음조차 내려놓을 사람 하나 없어 숨 막히도록 외로움이 밀려올 때, 나처럼 고소 공포증 있거나 겁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마 소주에 수면제를 먹거나 연탄 한 장 피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도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면 살아진다. 치욕은 잠시다.(이런 때 만일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빈말이라도 하느님 한 번 만 부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격려할 것이다. 버림이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거 보면 자살도 모진 사람이 택하는 것 같다.

운동선수들 가운데 종종 자살 소식이 들려오는데, 육신이 아무리 튼튼해도 정신이 무너져버리면 그렇게 혼이 나가버리는 모양이다.

아무튼 조성민씨 자살은 충격 가운데 충격이다. 아이들 처지에서 보면 아빠, 엄마, 외삼촌의 연이은 자살이 어찌 이해가 될 것인가.

미신적 해석으로는 별 별 이야기가 무성할 듯도 하다.

 

OECD 국가 가운데 자살이 가장 많다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니, 어쩌다 이 나라가 이런 꼴이 되었을까. 우리 국민의 정서는 지금 어디로 이끌려 가는 것인가. 자살을 한 번 떠올리기만 해도 죽음으로 쉽게 내모는 검은 세력이라도 이 나라에 떠돌아다니는 것일까.

죽을 만큼 힘들어도 끄덕끄덕 살아보자. 아무리 힘들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주체가 나에게 죽으라고 사약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정말, 자살을 실행하는 순간의 그 심리 상태는 어떤 것일까.

혼이 나가버린 상태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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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보고 싶어" 큰딸 이어 작은딸도 투신큰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5일째 되던 날 저녁, 홀로 남은 작은딸이 어머니 A씨에게 남긴 말이다. 다음날 학교에 다녀 오겠다며 집을 나섰던 작은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투신 자살이었다. 두 딸을 잃은 지 벌써 4년째. 어머니는 2011년부터 자살유가족 모임에서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듣고 있다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130107024133&ctg1=01&ctg2=&subctg1=01&subctg2=&cid=0101080100000&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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