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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출판]이 일반 ‘자비출판’과 같다고요? 헐~

7154 2013. 9. 20. 03:16

 

 

[임대출판]이 일반 ‘자비출판’과 같다고요? 헐~
_‘하고자 하는 놈한테는 못 당한다.’
 
 
 
[임대출판] 시행 2년이 넘어선다.
임대출판을 기획하여 세상에 내놓았을 때, 1년 동안은 진정성을 시험 당하는 기간이었다.
“에이, 저런 게 어디 있어? 어딘가 꼼수가 있을 거야. 출판 질이 아주 낮은 모양이네.”
1년 가까이 이런 억측이 무성하면서 그 진정성을 의심 받다가, 지난 1년 전부터 함께하는 저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출간 상담 저자에게 자주 받는 질문 하나는 ‘1천부 판매 되었을 때 수익이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대출판은 출판비 전액을 건지거나 출판비 일부를 보전하는 데 그치는 1쇄를 바라보고 기획한 것이 아니다. 임대출판은 2쇄, 3쇄…… 10쇄 등 어느 정도 판매량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기획’이다. 한두 권 팔린 책 수익금을 따져 나누자고 하였다면, 굳이 임대출판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지도 않았다. 늘 이야기하지만 임대출판은 ‘보다 큰, 대승적 차원의 도전과 투자와 꿈과 희망’이 전제된 출판이다.
 
 
수익에서 바라보면, 1천부 출간은 소량일 뿐이다. 15,000원 하느냐 9,000원 하느냐 하는 책 정가 차이가 있겠지만, 1천부 이하 판매 수익이라면, 출판비를 다소 웃돌거나 출판비가 빠지거나 출판비 일부를 보전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사실 출판비 전액을 만회하거나 출판비 일부를 보전하는 ‘정도’라 해도, 우리나라 출판시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님을 알 것이다. 수익이 따르면 금상첨화이고, 수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최고 프로필이 될 수 있는 ‘저서 출간’ 가치를 이해하는 저자라면 그 또한 대단한 성과로 받아들인다.
50부, 1백부, 2백부 등 소량의 디지털마스터 출판이 아니라, 적어도 기본 1천부 가량 인쇄하는 정통 오프셋 출판하는 데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비용을 안 들이고 책을 낸다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 경험해 봐서 알겠지만, 원고 보내면 어느 출판사든 회사출판(기획출판)으로 선뜻 받아주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에게 오는 저자들이 ‘내 책을 출간해 세상에 내놓는다.’ 는 가치와 명예를 앞서 생각하였으면 한다. ‘내가 책을 한 권 써서 세상에 내놓다.’는 의미를 판매수익보다 소홀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의미보다 지나치게 판매량만 신경 쓰는 저자라면 내 이상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출판’은 인격이요, 품위다. 누가 뭐라 해도 책을 만들고 책을 내는 일은 지성적인 일이요, 차원과 수준 있는 일이다.
 
 
그 다음 단계의 ‘수익’, 즉 베스트셀러는 도전이요, 투자요, 꿈이요, 희망이다. 베스트셀러 탄생을 바라기는 출판사와 저자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물론 속 편하게 자비출판 출간 종수를 늘리는 데 힘 쏟는 출판사라면 사정은 다를 것이다.
나는 단순히 책을 출간해 얼마를 남길 것인가 보다, 출간 자체와 그 이후 도전적 가치를 먼저 강조하는 편이다. ‘출판인’으로서 철학이다. 또 그리해야, 그 도전과 결과를 위해 홍보 마케팅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하며,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숲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폐허가 된 불모의 땅에 도토리 한 알씩 심어가는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을 나는 출판의 이상으로 삼는다. 언젠가 내 영혼에도 새소리, 물소리 가득한 그런 숲이 조성될 것이다.
원하는 결과를 단 한 번에, 하루아침에 손쉽게 거두는 경우는 드물다. 날마다 밤을 지새우며 피땀 흘려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자본과 사회적 명예라는 권력을 갖추었다면 거기에는 거품이라도 상당할 터이니, 베스트셀러가 조금 더 쉽게 나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 사정이 못 돼는 우리는 수천만 불특정 다수인이 활동하는 인터넷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그 공간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붓는다. 우리가 책 홍보하는 데 얼마만큼 시간을 투자하는가는 우리 홈페이지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큰 성과를 못 보더라도 끊임없이 기획하고 이벤트를 개발하는 모습을 보면 좀 신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어렸을 때부터 나는 어른들에게 듣고 자라온 말이 있다.
다름 아닌 ‘하고자 하는 놈한테는 못 당한다.’라는 말이다.
지천명이 넘은 지금도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나는 ‘안된다’는 패배의식을 몹시 싫어하는 편이다. 어찌 보면 이 말은 참 무책임한 말이다. 시도도 없이 말부터 내뱉기 때문이다.
책이 나오면 그 책이 안 팔리더라도 1년 정도는 기쁘지 아니할까? 책을 내놓고 내 책을 생각하면 늘 기쁘지 아니할까. 나는 2010년 수필집 한 권밖에 못 냈지만, 내 책을 생각하면 지금까지도 늘 기쁘고 흐뭇하다. 내 책에 사인해서 누군가에게 건넬 때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내 책도 1쇄를 못 넘겼다.
 
 
임대출판이 의미가 있는 것은 2쇄 이상이다.
임대출판이 다른 자비출판과 같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는 임대출판이 전혀 이해가 안 되어 있는 말이다. 물론 책이 안 팔린다면 수익 구조가 다를지라도 일반 자비출판과 큰 차이를 벌려놓지는 못한다.
하지만 책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만일 책이 팔리기 시작하여 2~3쇄 정도는 금세 소화될 예상이 됐을 때, 일반 자비출판사에서는 빚을 내서라도 출판사 비용으로 출간하여, 그 수익 구조를 출판사 쪽으로 돌리고자 할 것이다.(예컨대 출판사와 저자 7:2) 영리가 최고 목적인 출판사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출판사는 유통 시스템, 물류 창고, 홍보 시스템 등을 갖추고 이를 이용해 책을 판매하는 사업체다. 책이 잘 팔리기 시작한다고 하여 저자가 직접 관리하기란 불가능하다. 출판사 사업등록증이야 쉽게 낼 수 있느나, 모든 출판 시스템을 갖추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이 팔리기 시작하여 2쇄로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질 때, 임대출판에서는 그 수익 구조를 저자 중심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예컨대 출판사와 저자 2:7) 한마다로 저자의 잘 나가는 책을 유통, 홍보, 판매, 수익 관리해주는 ‘출판 매니저’ 역할을 해주고, 그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 임대출판이다. 물론 임대출판을 오래 이어갈 수 없는 노릇이다. 적정한 시점이 오면 이 임대출판은 거두고, 회사출판을 하여 수익 구조를 출판사 중심으로 돌리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게 되기를 당연히 바란다.
 
 
왜 이런 임대출판을 기획하였는가는 계약할 때 설명을 듣게 된다. 그 설명을 듣는 저자는 100% 이해와 긍정을 한다. 임대출판 기저에는 해드림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의욕이 깔려 있다.
이래도 임대출판을 이해 못하였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추석 명절인 오늘도 나는 되뇐다.
‘하고자 하는 놈한테는 못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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