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청각도우미견 소라와 박광택 화백,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7154 2018. 10. 19. 15:37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만일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언가 깊이 생각하게 할 것이다.
작은 체구지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다간 소라. 가족에게 버림받아 유기견이 된 소라였지만, 새 주인이 된 청각장애 화가에게 소리와 빛이 되어 주며 제2의 삶을 살았다.

 


나는 이 책을 만들면서 화가들의 깊은 영혼의 세계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영혼의 울림은 외롭고 쓸쓸하였지만 그림이 있어 아름답게 비쳤다. 더구나 그의 소리가 되어준 청각도우미견을 만났을 때, 그의 그림과 영혼에게 쏟아진 빛을 보았다. 그에게 소라는 빛이었다.
중견화가 박광택이 그려낸 반려견 이야기지만, 반려견인 청각도우미견 소라에게 영감을 얻어 그린 그림을 저자의 설명과 더불어 감상하는 일은 신비로웠다.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가족에게 버려진 후, 동물보호협회를 통해 청각도우미견센터로 들어간 소라는 자명종 알람 소리, 초인종 소리, 노크 소리, 아기 울음소리, 화재경보 소리, 휴대폰 벨 소리, 다른 사람이 부르는 소리 등을 구분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았다.
소라는 여러 가지 소리 중에서도 반응을 해야 하는 것과 반응을 하면 안 되는 것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고난도의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 무렵 화가 박광택은 정신적 침체 속에서 창작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었다. 머지않아 새로운 인연이 있다는 미래를 모른 채 제각기 그렇게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반려견 소재 책 가운데 이 책만큼 아름다운 책도 드물 것이다. 안 읽으면 후회할 정도라고 할 만큼 이 책에는 출판사와 저자의 자부심이 있다.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화가와 청각도우미견이 그려내는 절제된 슬픔 같은 것이, 길지 않은 내용임에도 바닷가 소라의 울림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독서란 이래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