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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이 부활했다

7154 2008. 7. 3. 06:51


한국소설이 부활했다


외국 소설에 밀려 독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던 한국 소설이 부활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일본 영미권 등 외국 소설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한국 소설이 다시 힘을 찾으면서 2008년 들어 출판계의 주도 상품으로 다시 탄생했다.

교보문고(대표 권경현)가 1일 발표한 '소설분야 판매 분석 자료'를 보면 한국 소설의 완벽한 부활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 분야 상위 100위권 내 판매권수 점유율에서 한국 소설은 2005년에는 25.7%, 2006년 29.2%, 2007년 31.7%를 점유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4.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또 100위 안에 진입한 책 종류도 34가지로 나타나 판매율과 베스트셀러 종수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엄청난 강세를 보이던 일본 소설은 2006년을 기점으로 그 기세가 주춤했다. 작년에 100위권 내 판매권수 중 27.6%를 점유했던 일본 소설은 올해 상반기에는 그 점유율이 17.1%로 떨어졌다. 또 일본 소설은 작년 100위권에 39종을 진입시켰던 것에 비해 올해는 27종만 순위권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상반기 소설 분야 신장률을 봐도 이런 추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소설이 작년과 비교해 18.0% 성장한 데 비해 일본은 오히려 2.2% 떨어진 것.


소설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영미권 소설도 한국 소설 판매에 밀려 주춤했다. 2005년 소설판매의 29.6%를 차지하며 수위를 달리던 영미권 소설은 2008년 상반기에는 24.3%로 한국 소설과 큰 격차를 내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한국 소설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작가는 모두 29명이었다. 소설 베스트 100위에 오른 한국 작가 29명 중 선두를 차지한 것은 공지영 씨. 공지영 씨의 '즐거운 나의 집'(푸른숲)은 올 상반기 한국 소설 중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었다. 박완서 씨의 '친절한 복희씨'(문학과지성사), 황석영 씨의 '바리데기'(창비)도 꾸준한 판매를 보여 중견 작가의 힘을 보여줬다.

더불어 올해 한국 출판계에는 젊은 작가 돌풍도 거셌다.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스타일'(예담)의 백영옥 씨였다. 백씨는 신예작가임에도 전체 판매 8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려령 씨의 '완득이'(창비)가 12위, 권여선 씨의 이상문학상 작품집인 '사랑을 믿다'(문학사상사)가 13위, 정이현 씨의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가 14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각 문학전문 출판사에서 장편소설 문학상을 수상했던 유광수ㆍ우영창 씨 등의 소설이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외됐던 한국 소설이 부활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새로운 독자층인 젊은 독자층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패턴의 소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사상이나 역사 등 진중한 소재 위주였던 한국 소설이 가벼워진 것. 문학평론가인 이화여대 국문과 김미현 교수는 "이른바 장르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새로운 패턴의 소설이 등장해 젊은 독자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소설 외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소설이 드라마화되거나 문학상을 받으면 판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 소설이 독자들에게 노출되는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상반기를 주도한 백영옥 씨의 '스타일'은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을, 권여선 씨는 이상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정이현 씨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판매가 부쩍 늘었다.


한국 소설의 부활은 반가운 소식이다. 출판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 분야에서 한국어로 쓰여진 한국작가의 책이 사랑을 받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13&articleid=2008070216342172698&newssetid=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