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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블로거들, 도서 매출 ‘좌지우지’

7154 2008. 7. 9. 09:50

스타 블로거들, 도서 매출 ‘좌지우지’


 

전통적으로 소극적인 수용자에 머물렀던 독자들이 문학·출판 시장을 움직이는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스타 블로거들이 그 중심세력. 이들이 블로그에 올린 리뷰는 그동안 도서 마케팅의 근간이었던 전문가들의 서평과 출판사의 광고에 버금갈 만큼 도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최근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블로거들이 뽑는 ‘블로거 문학대상’을 만드는가 하면, 출판사들은 블로거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문적 지성의 마당인 출판 분야까지도 전문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스타 블로거들의 파급력=소설가 김연수씨는 스타 블로거들의 지원을 받는 대표적 작가.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은 김씨의 작품은 평단의 극찬에도 잘 팔리지 않았다. 지난해 말 출간한 신작 장편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초판 발행도 5000부에 머물렀다. 하지만 ‘readersu’ ‘진달래’ ‘선인장’ 등 스타 블로거들의 호평을 받은 김씨의 소설은 꾸준히 팔려 현재 5쇄를 찍고 2만3000여부가 판매됐다.


출간시기와 판매량이 비슷한 김영하의 ‘퀴즈쇼’와 비교하면 블로거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총 2만5000부가량 팔린 ‘퀴즈쇼’가 출간 초반에 집중적으로 판매된 반면, ‘네가 누구든…’은 ‘망’을 타고 점진적으로 저변을 넓혀 2만부를 넘어섰다. 김씨의 전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2001), ‘꾿빠이, 이상’(2001) 등이 더불어 판매가 늘어나는 기현상도 블로거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씨는 29일 마감하는 ‘제1회 블로거 문학대상’ 투표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김씨의 장편 ‘네가 누구든…’은 7일 현재 총 211표를 얻어 1위 ‘하악하악’(214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외수의 ‘하악하악’이 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교보문고 6월 넷째주)에서 1위에 오른 반면, ‘네가 누구든…’은 순위권에 없음에도 온라인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평론가가 심사하고 수여하는 문학상은 많지만, 내 마음엔 들지 않는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마련한 제1회 블로거 문학대상은 블로거들이 29일까지 투표해 독자들만의 명작을 뽑는다.


◆블로거를 의식한 마케팅=블로거들의 활약은 출판사 마케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출판사들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 스타 블로거들에게 미리 보내는 방식은 이제 일반화됐다. 지난 3월 창비가 출간한 청소년 소설 ‘완득이’는 출시 전 미리 블로거들의 리뷰를 받았다. 김려령의 ‘완득이’는 현재 베스트셀러 국내소설 부문 5위에 올라 있고, 블로거 문학대상 ‘우리소설’ 부문에서도 3위(201표)에 올라 있다.


판매수익의 일부를 블로거에게 떼어주는 마케팅도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블로거 리뷰를 통해 책을 구입하면 해당 블로거에게 판매금액의 3%를 적립해준다. ‘완득이’와 ‘통찰의 기술’의 경우 한 블로거의 리뷰를 통해 5일 만에 각 8권과 20권이 팔렸다. 김정희 커뮤니티팀 파트장은 “블로거들의 연결망은 촘촘해서 단발적인 대중매체 광고와 달리 영향력이 지속적”이라면서 “블로거 리뷰를 통해 ‘연애소설 읽는 노인’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붉은 손가락’ 등 출간 당시 조명받지 못했던 문학서들이 재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문학출판사 ‘문학동네’의 강태형 대표는 “스타 블로거가 올린 리뷰에 책 1만∼2만권이 움직이는 시대”라면서 “언론·출판업 종사자가 아닌 평범한 독자가 출판 시장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현상은 각별히 주목할 만한 새로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3&sid2=245&oid=022&aid=000197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