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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제자들 보다 더욱 예수를 잘 이해한 사람들!

7154 2009. 2. 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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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봉의 유대역사 소설 ‘색깔이 다른 두 개의 천국’

예수의 제자들 보다 더욱 예수를 잘 이해한 사람들!


유대역사 소설을 전문으로 쓰는 소설가 김춘봉씨가 3년 동안 매달린 두 번째 유대 역사소설 「두 개의 천국」(해드림출판사)을 내놓았다.

1941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김춘봉 소설가는, 평양에서 6.25를 맞아 피난민 행렬에 끼어 남하한 뒤, 성장하면서 기독교 계통의 학교에 입학한다. 그는 선생이 시키는 대로 교재를 달달 외우기보다는 의문이 생길 때마다 끝없이 질문을 하다가 결국 퇴학을 당하고 만다. 성경에서의 여러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그는, 유대 역사와 로마 역사를 비교 검토하며 오랫동안 독학을 통해 나름대로 성경을 재해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적시하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이번 소설 「두 개의 천국」에서 충분한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또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본시오 빌라도, 대제사장 가야바, 헤롯 안티바, 빌라도의 부인 프로크라 등이 친 예수 성향의 화자로 등장하여 소설 전반을 이끌어간다.


1.세 부류의 상징적 인물 등장

‘두 개의 천국’ 에서는 세 부류의 상징적 인물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표적 신앙의 대상으로써 성전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사두개파 사람들이다. 그들은 과거 완료형 인물이다. 두 번째는 학습을 통해서 의식화와 집단화를 모색하는 바리새파와 에세네파 사람들이다. 그들은 현재 진행형 인물이다. 세 번째는 보통 사람들에 의하여 풍요로운 세상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가리켜,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 메시야, 주,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 인자와 같은 호칭을 쓰고 있다. 여기서는 ‘젊은이’로 표기했으며 그는 미래 지향형 인물이다.
예수의 후예인 보통 사람들은 나비나 벌에게 꿀을 제공하면서 어렵게 씨받이를 한 민초들이다. 민초들이 제공하는 꿀을 받아먹으면서 비대해진 교회는 바리새파와 에세네파의 후예들이다. 의식화와 집단화에 성공한 그들은 확고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현재 진행형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안나스와 가야바의 갈등
안나스는 자기의 사위이자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예수의 주변 인물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 더 추궁해보라고 보냈음에도 가야바는 예수의 무죄를 내세운다. 원로사제 안나스는 예루살렘의 실세였으며, 당시 예루살렘에는 성전을 가리키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더구나 안나스가 이단자 소리만 들어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노려, 누군가가 예수의 주변 인물들을 꼬드겨 ‘불법자의 동류’인 것처럼 고발할 수도 있었다. 원로사제 안나스는 가룟인 유다와 마찬가지로 예수에게 죄가 없음을 빤히 알면서도 이단자들에게 본보기로 보여 죽이려 한 것이고, 가야바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는 바람에 예수는 총독 빌라도와 헤롯 안티바의 법정을 돌아다니다가 끝내는 총독의 법정에서 ‘십자가형’을 받는다.



3.세례요한은 유대 사회에서 불안을 조장하는 핵심 인물

‘두 개의 천국’에서는 헤롯 안티바가 세례요한을 죽인 것을 매우 잘한 일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왜냐하면 세례요한은 당시의 유대 사회에서 불안을 조장하는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대 광야의 수도원 에세네파를 이탈한 그는 요단강 건너 ‘베다니’에서 별도의 단체를 만들어 예루살렘 실세들에게 도전한다. 그는 ‘천국’, 하나님의 나라, 메시아와 같은 생소한 언어를 구사하면서 예언자인 척했을 뿐만 아니라 ‘야훼’와 ‘아도나이’라는 호칭이 있었음에도 ‘성령’이라는 또 다른 호칭을 사용해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유명세를 탄 세례요한은 직접 나설 수가 없게 되자, 누군가를 예루살렘으로 보내 소란을 피울 계획을 세워놓은 중에 ‘예수’가 그를 찾아간다. 세례요한은 예수를 보는 순간 적임자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

세례요한과 예수는 친족 관계였다. 그는 예수의 인품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함께 큰일을 도모하자며, 자기가 구상한 천국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것이다.

따라서 예수는 세례요한이 하고자 하는 일이 정의로운가 그렇지 않은가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래서 유대광야에 들어가 40일간의 ‘고행’을 통해 천국,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유대 광야를 나올 때, 예수는 세례요한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4.색깔이 다른 두 개의 천국

예수는 세례 요한이 죽고 난 다음 예루살렘으로 왔다. 그는 화평의 도리를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예수의 ‘생명 메시지’는 사두개파 사람들이 추구하는 풍요로운 세상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구전 설화를 믿지 않았다. 영혼불멸이나 부활 같은 것도 믿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현실이 중요하다고 여길 뿐이었다. 그러니 예수를 미워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를 따라다니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있었다. 그들은 색채를 분간할 능력이 없는 색맹이라서 예수와 세례요한의 색깔이 다른 것을 구별하지 못했다.

그저 두 사람 모두 천국, 하나님의 나라와 같은 단어를 구사하니까 같은 것이려니 믿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예수가 도착하기 무섭게 ‘무리가 소리 질러 가로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외쳤던 것이고,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따라가서’은밀한 장소에 모여 최후의 만찬 의식을 치르기까지 한다. 그러자 이를 이상히 여긴 예수가 다음 날 성전 뜰에서 옳은 말만 하니까, 호통을 치면서 소란을 피울 것으로 기대한 요한의 제자들이 실망하면서 수군거렸던 것이고, 그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예수가 황망히 그 자리를 떠나 까마귀 배설물로 발 디딤 틈조차 없는 감람산 숲 속으로 숨어들었는데 가룟 유다가 밀고함으로써 예수는 붙잡히게 된다. 


김춘봉 소설가는 이번 「두 개의 천국」을 내면서‘2005년, ‘예루살렘 이야기’ 중에서 제1부에 해당하는 소설 「총독 빌라도」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후, 출간 직전 편집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편집 담당 직원이 커피를 권하면서 다빈치 코드에 버금가는 내용이라는 말을 건넸다. 그때만 해도 <다빈치 코드>를 읽어보지 못해서 무슨 소린가 싶었으나, 내용이 괜찮다는 뜻이려니 하면서 돌아왔다. 이후, 뉴스 미디어를 통해 영화 <다빈치 코드> 상영 반대 여론을 접하게 되면서, 역사 속의 진실(眞實)에 한 발 다가서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이 소설 쓰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일이니, 출판사 직원 말마따나 <다빈치 코드>에 버금가는 소설을 다시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라며 비장한 각오로 「두 개의 천국」에 접근하였음을 내비쳤다.

<주요한 본문 일부>


*. “아브라함 이후 한동안은 생명존중 사상에 해당하는 히브리 정신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모세가 신정 체제를 구축하고, 다윗에 의하여 왕정 체재로 바뀌면서 유대인들은 히브리정신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 대신 힘의 논리로 세상을 어찌해 볼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면서 민족정기는 하향 곡선으로 바뀌게 된 것이랍니다.”


*. 가야바는 한사코,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은 지역이나 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곳이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라고 했다. 그 말은, 보통 사람들에 의하여 풍요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게 된다는 젊은이의 생명 사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 ‘성전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경전시대도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광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던 무지와 빈곤의 시대는 가고, 온 누리에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이 옵니다. 이제 생명의 텃밭에서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생명 시대가 도래 하게 될 것입니다.’


* 지성소는 대제사장이 정결의식을 거친 다음 예복을 차려입고 조심스럽게 들어가서 야훼를 대면하는 장소로 알려져 왔었다. 대제사장 요한 히루카누스의 경우 그곳에서 천상의 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 폼페이우스 장군이 들여다보고 아무도 없더라는 말을 했으니 유대인들은 속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성전에 대한 신뢰가 여지없이 무너진 사건이었다.


* “젊은이는 세례자 요한을 찾아갔었답니다. 그리고는 요한이 시키는 대로 유대 광야에 들어가서 고행을 하다가 열악한 환경이 한 순간에 초지로 변해버리면서 생명이 되살아나는 장엄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생명이 소생하는 장엄한 광경이라!” 

모두들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습니다. 젊은이는 고독한 자가 눈을 감고 감성에 빠져들면서 사색을 통해 이치를 터득한 수도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열악한 환경이 한 순간에 바뀌면서 생명이 소생하는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한 사람입니다. 눈으로 확인을 했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손으로 만져보면서 오감을 통해서 생명이 되살아나는 엄청난 힘을 깨닫게 된 것이랍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는 학습을 통해서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을 둘러보게 하고, 실물 교훈을 통해서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 .유대 광야에서 생명의 이치를 터득한 젊은이가 요한을 찾아갔을 때, 요한은 생명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자기와 함께 큰일을 도모하자고 회유를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젊은이가 말을 듣지 않으니까 요한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갈 어린 양이로다.’ 하면서 마치 자기와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을 하는 바람에 젊은이는 황망히 그곳을 떠나면서 자신의 호칭을 인자라고 했다.

그가 말한 인자 속에는 어린 양 운운하면서 이상한 눈으로 자기를 보지 말라는 부정의 뜻도 포함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김춘봉 저

면수 264쪽 | ISBN  978-89-93506-05-1 03810

| 값10,000원 | 2009년 02월 01일 출간| 문학|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