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리고

작게 깨달아가는 섭리

7154 2012. 3. 12. 21:29

 

 

작게 깨달아가는 섭리

 

 

 

지난 밤 꿈에서 당신의 영동하심을 느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눈과 마음으로 보자면 성령의 불도 나타나셨고, 비 온 뒤 햇살로 갠 날씨처럼 맑은 영성도 보았습니다. 나는 세속의 반지르르한 세력들에서 벗어나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갔습니다. 저는 걸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제가 노래를 부르는데 제 목소리에서는 아주 맑은 여자 가수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는 자연의 무언가를 찬미하였습니다. 제 앞에는 시골 마을의 바다 건너 앞산이 보였습니다. 그 산은 비로 씻겨 햇살로 환하게 빛났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저를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실 것입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을 위해서.

 

당신은 제 능력 안에서 영동하십니다. 당신의 도우심은 대부분 제가 펼쳐 놓은 그 영역에서 일어나게 해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신비입니다. 당신은 기적을 행하시기도 하지만, 또 어느 한 순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시기도 하지만, 우리의 능력에 맞춰 그리고 다소 시간을 두고 일어나게 하십니다. 몸 달아하지 말며 서두르지 말 것입니다.

 

무에서 유가 창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 쓰러져가는 자신이 금방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주 크게 역사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할 게 아닙니다. 당신은 아주 작은 기운을 부어주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작은 기운이 아닙니다. 우리 생명을 붙들어주시는 기운이니까요.

 

목이 심하게 타는 사람에게 딱 물 한 종지 주듯이 이루어 주시는 것.

그리하여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며, 우리 주변을 닦아주시고 열어주시며, 당신의 빛 즉 희망과 열정과 평화와 기쁨을 부어주십니다. 그런 빛들은 세속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아니라 당신의 빛들입니다. 세상일에서 얻는 기쁨과 비교할 수 없는 당신이 주시는 무형의 기쁨은 황홀한 신비입니다. 당신이 주시는 그 황홀한 기쁨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며 구하면 주시고 두드리면 열어주시는 것들입니다.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부유하고, 권세가 있어서 지금 당신이 머무는 세상이 너무 평화롭습니까? 아름다운 호숫가의 아름다운 별장처럼 평화롭습니까. 그 평화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는 전혀 다릅니다.

 

내가 당장 죽을 듯이 힘이 들고,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 벌벌 떨어도 이 질곡에서 순간순간 나를 빼내 마시게 해주시는 그 평화는 우리 언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 성령의 도우심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평화입니다. 직접 맛보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평화입니다. 어쭙잖게 표현하자면, 한 여름 날 썩을 대로 썩은 내 오장육부 위로 세차게 바람이 불면서 그것을 모두 씻어내는 느낌입니다. 맑은 시냇물이 그 자리를 흐르는 듯한 평화입니다. 당신이 주시는 기쁨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그런 평화와 기쁨을 맛보며 우리는 생명 같은 희망을 품습니다.

 

땅이 꺼질 듯한 질곡 아래서, 날마다 죽음을 떠올릴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저는 당신의 평화와 기쁨을 잠깐 잠깐씩 맛보았습니다. 그 맛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여전히 힘들고 지치고 세상일이 두려울 때마다 당신의 평화와 기쁨을 간구합니다. 세속의 평화와 기쁨이 아닌, 당신의 신비와 환희를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순리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주실 때 심으신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주신 본성을 우리는 타락시키고 있습니다. 그 타락된 본성으로 당신이 주신 우리 세상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벗어나지 않도록 당신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당신께 너무 멀리 벗어나 있다고 생각할 때 당신은 끝내 우리 세상을 거두어들이실 것입니다. 물과 불과 바람으로 거두어들이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순한 본성을 찾아 그 순리로 살아가되, 당신의 섭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의 섭리 안에 세상의 내 삶과 일이 있으며 내 생명과 평화와 기쁨이 있습니다. 당신을 벗어나지 않으면, 당신은 절대로 우리를 구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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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영성 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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