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수필은 명수필이라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 수필이라 신기해서 올립니다. 정치적 색깔 배제하고 수필가로서 객관적 사고로 읽어보시길.
꽃구경을 가는 이유
박근혜
‘오늘은 내 생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것은 일평생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하는 그의 방편인 셈이다.
어쨌든, 어느 날엔가는 그 가정이 실제와 맞아떨어지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오래 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있겠지만, 꽃다운 나이에 꽃처럼 지는 애처로운 사연도 듣고 보아 온 우리들이 무엇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정확히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넋두리 같은 쓸데없는 소리일까? 그러나 이같이 확실한 진리는 없다. 이 세상에 온 우리 모두는 반드시 언젠가는 이승을 떠나야만 하며 그 때가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이 분명한 진리가 인간의 마음에 큰 경종을 울리면서 과연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길을 제시해준다.
그런데, 삶을 애기하기도 바쁜 세상에 지금 왜 죽음을 말하고 있는가. 꽃피는 계절을 기다리고, 피는 꽃을 반가워하며, 꽃구경하러 지방 나들이까지 가게 되는 이유는 그 꽃들이 이제 곧 지기 때문이다. 계속 영원히 피어 있는 꽃이라면 소중히 감상할 맛도, 아쉬움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기에, 그리고 그 종점은 하루가 지나면 그만큼 가까이, 그러다가 문득 다가오는 것이기에. 낭비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함부로 빈둥빈둥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생의 끝이 있음을 잊지 않음으로 인해, 적어도 때때로 생각해 봄으로써 허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허무하지 않게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영원한 것과 순간적인 것을 가려 낼 수 있는 분별력’이야말로 허무하지 않은 삶으로 이끌어주는 등불이 되며, 생의 종착점에서 울려오는 종소리야말로 이 분별력을 일깨워 주고 그 깨달은 바대로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의지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다’는 속담이 있다. 다시 말해서 끝이 만일 나쁘다면 그 전에 좋았던 것이 다 소용없다는 얘기도 된다. 죽음을 맞는 순간은 살아온 일생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이 마감의 순간에 스스로 돌아보는 일평생이 어떠했는가에 따라 그 인생은 값어치 있는 것이 되기도 하고, 완전 실패요 허무한 것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긴 역사의 흐름과 비교해 볼 때,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 - 이것이 우리들의 공통된, 예외 없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이렇게 머물다 가는 나그네가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평화스럽고 행복하고 후회 없는 마음으로 생의 여정을 돌아보며 마감할 수 있도록, 바로 그 심정으로 우리가 인생을 바라보고 그리 되도록 걸어갈 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값있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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