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보도자료★★

순천에서 인물 자랑 마라 '순천의 인물 100인' 을 밝히다

7154 2021. 12. 29. 18:20

순천에서 인물 자랑 마라, 그 궁금증을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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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동부권의 여수와 순천 그리고 벌교는 행정구역을 다르지만 서로 이어진 지역이다. 그런데 이 세 지역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이 있다.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

여수는 항구도시여서 부자가 많고, 벌교에는 운동 잘하는 사람이 많아 주먹 센 이가 많고, 순천에는 출중한 인물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순천의 ‘인물’은 어떤 인물을 말하는 것일까.

흔히 인물이라고 하면 외모를 떠올리는데, 그렇다면 순천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잘생겼을까? 물론 시내 중심가에 나가보면 오가는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잘생긴 얼굴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인물의 도시라고 뽐낼 수 없는 일이고, 적어도 예전 미인대회에서 여왕 몇 명 정도는 배출한 전력이 있고, 요즘 잘나가는 미남 미녀 배우도 한두 사람쯤은 순천 출신임을 뽐내며 은막을 누비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지켜봤어도 잘난 배우들 기운데 순천 출신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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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인물, 외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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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인물이란 애초부터 외모를 가지고 말했던 것이 아니다. 사실 사람을 판단할 때 생김새보다는 그의 인간성이나 역량으로 따지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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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직장 따라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순천으로 와 순천에서 뿌리를 내린 지 어느덧 40년이다.

저자는 그동안 지역사회에 일정한 관심을 지니고 어떤 인물들이 이 고장에 살아왔는지 틈틈이 살펴보았다. 그런데 인물의 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관련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 누군가 그런 아쉬움을 해소해주었으면 좋으련만 그동안 기다려보았어도 이렇다 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때마침 직장생활을 마치고 시간을 나름대로 운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오랫동안 순천의 인물들을 연구한 결과물이 이번 출간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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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작업을 시작하며 우선 순천 출신이나 순천과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서 명단을 작성하였다. 이때 어떤 이를 명단에 넣을 것인가 하는 잣대가 필요했는 바, 순천의 인물이라면 일단 순천에서 태어나는 것이 중요하였다. 혹 순천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순천에 와서 살아야 했다. 때로는 순천에 태어나거나 거주하지 않았어도 순천이 본관이라는 이유로 문헌에 ‘순천인’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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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인물 100인 어떻게 선정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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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선정할 때 그 인물의 공적에 가장 큰 무게를 두었다. 이 땅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하였는가, 지역사회의 발전에 어느 정도 이바지하였는가. 사람의 공적을 저울에 달아 경중을 가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당대에 남다른 노력으로 뭔가를 이루어냈고 그것이 후대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을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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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물 선정 하한선은 1945년 출생자로 하였다. 해방둥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이제 일흔 살 중반을 넘어섰으므로 객관적인 평가가 어느 정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단 작고한 인물인 경우는 기준연도를 조금 넘겼더라도 예외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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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배열은 가나다순이나 연대순으로 할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유형별로 나누는 것이 좋겠다 싶어 인물의 행적에 따라 정치, 애국, 문화, 예술, 교육 등 다섯 분야로 나누었다. 그리고 해당 항목에서는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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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과정에서 누리집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위키백과와 나무위키를 비롯하여 한국고전번역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등이 크게 참고가 되었다. 조현범의 『강남악부』도 중요한 구실을 했다. 답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틈틈이 현장을 찾았다. 묘비를 찾으려고 숲을 헤치고 다니다 뱀을 만나기도 하고 생가를 찾아 외딴 마을에 가서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린 일도 여러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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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생애를 언급한다는 것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므로 고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추정은 진실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정보를 끌어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헌과 견주어보며 되도록 오류를 줄이고자 애썼다. 생소한 벼슬이나 역사적인 사건,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서는 각주를 달아서 이해를 돕고자 했다.

https://youtu.be/cHg5hlZ3Aho

인물이 곧 역사,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고장의

순천 사람은 순천 인물 몇 사람이나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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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인물의 생애를 살피면서 저자가 느낀 것은 ‘인물이 곧 역사’라는 사실이다. 사람의 일생에 당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물을 안다는 것은 곧 그가 살았던 고장의 역사를 공부하는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그가 발을 딛고 선 땅과 숨을 같이 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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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저자는 순천의 인물을 쉰 명 정도 정리해볼 생각이었는데 일이 진행되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인물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 나오는 바람에 기왕이면 완성된 숫자 1백 명을 채워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순천의 역사 인물을 아는 대로 말해보세요.”

저자가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일이 있다.

대부분 입을 열지 못했다. 어쩌다 입을 떼는 경우도 한두 사람 정도 떠올리는 데 그칠 뿐이었다. 저 멀리 유럽 축구선수나 미국 농구선수의 신상에 대해서는 뚜르르 꿰면서 정작 내가 살아가는 고장의 인물에 대해서는 이렇게 관심이 없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는 비단 학생들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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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고향에 대한 애착도 향토의 역사에 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부족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런 부분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옛날 순천의 인물들이 숱한 어려움 속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부지런히 살았기에 오늘의 순천이 있음을 알고, 오늘 우리도 그분들을 거울삼아 내 고장을 더욱 밝고 살기 좋은 곳으로 가꾸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