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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임병식씨, 7년 만에 네 번째 수필집「방패연」출간

7154 2009. 9. 14. 18:31

 

 

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임병식씨, 7년 만에 네 번째 수필집「방패연」출간





1. 가을 같은 삶의 질감 「방패연」


한국수필작가회 회장인 임병식씨가 자신의 네 번 째 수필집 「방패연」(해드림출판사)을 7년 만에 내놓았다. 임병식씨는 우리나라 수필문단을 대표하는 수필가로서 20년 필력을 지닌 중견수필가이다. 「방패연」은 세 번째 작품집 이후, 7년 동안 새롭게 쓴 작품 가운데 삶의 깊은 질감이 느껴지는 80여 편을 엄선하여 전체 여섯 부로 묶었다,


이번 작품집을 내면서 저자는 “이번 나의 작품집은 소재의 ’의미부여‘에 신경을 쓰고 창작된 작품들이다. 그러므로 이 수필집은 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한다. 독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읽어주며 어떤 평가를 해줄지는 나 자신도 궁금하다. 나는 평소에 수필은 인격과 글이 함께 하는 문학이며, 글 읽기는 그 사람의 인품을 대하는 맛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결국, 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것이니, 인품을 읽는다고 믿는다. 나아가 ‘의미부여’는 그 작가의 가치관과 감성을 대하는 더욱 깊은 맛일 것이다. 나는 이 수필집서에 나름대로 내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글을 싣고자 노력했다.”라며 「방패연」의 기획 의도를 내비쳤다.

한편, 작품해설은 「수필界」 발행인인 이승훈 수필가가 썼다. 작품해설을 통해 본 「방패연」의 중정(中情)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 솔잎을 빗는 바람을 보다


날마다 불비가 내리는 듯한 가운데 저자의 수필은 서염 아래 드리운 팽나무 그늘 같았다. 가슴을 서늘케 하는 서정이 골마다 흘러 수필로서 고아(高雅)한 감동이 깃들어 있다.

모진 풍진 아래서도 저자의 감성은 등롱 안의 촛불처럼 절제된 미질을 지녔다. 그 모진 풍상을 질긋질긋 문학으로 안추르며 살아온 저자의 정신과 근성이 있다.   

완상(惋傷)의 사무치는 소재들로써, 목에 줄이 매어 행동반경이 제한된 염소와 성주풀이의 가사를 자신의 처지와 빗댄 ‘어떤 공감’같은 작품들 안에서는 방패연의 활에서 이는 풍지 울음이 내내 들리는 듯하다.

저자에게는 스물두 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뜬 누나가 있다. 어느 날 저자가 기르던 손바닥 선인장에서 꽃이 피었는데 딱 하루 핀 채 이울어버린 데서 저자는 젊은 날 요절한 누나를 떠올린다.

저자의 여러 작품을 읽다보면 가슴이 조각난다. 그러나 품위와 절제를 지닌 슬픔이다. 건강하지만 늘 위태로운 구순의 노모와 혼자서는 상주좌와(常住坐臥)를 못하는 아내 사이에서 저자는 곤혹스럽다.

 


3. 창공에 오래도록 떠 있어야 할 방패연


저자의 유년 기억은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펄떡거린다.

적어도 글을 쓰는 사람에게 고향과 유년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구슬이며 평생 자산이다. 감성의 시원은 고향이요, 고향은 유년인 경우가 적잖다. 따라서 감성은 유년의 고향에서 가장 영롱하며, 이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걸작이 자주 나오는 까닭이다. 고향의 원초적 서정이 우둔우둔하는 ‘문고개’나, 방앗간에서 돌아오며 나누는 모자간의 대화가 사람의 본능적 그리움 같은 것을 충동질하는 ‘물방앗간 다녀오던 날’, 풀무치 소리 안에서 유년의 여름이 고스란한 ‘청량한 소리’, 마지막 구절에서 저자와 함께 으흐흐 하고 몸서리를 친 ‘쓴나물’같은 빼어난 작품들을 저자가 설혹 습작하듯 완성하였다 해도, 이는 시간과 공간의 입체적 체험이 소재의 오랜 형탐(詗探)이나 다름없어 가능한 것이다. 붓을 들기 전부터 잠재적인 작품행위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재들이다.


문장 안에서 저자가 진저리를 치면, 읽는 이도 진저리를 치듯 으스스 몸을 떨게 된다. 순간순간 작품 소재가 읽는 이에게 빙의처럼 달라붙었다가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문장 자체가 화려하거나 섬세한 것도 아니면서 섬뜩하게 표현이 살아 있는 이 마력은, 저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석 생활에서 비롯된 미적 탐찰(探察) 덕분이 아닌가 짐작한다.

저자의 수석을 소재로 한 수필은 서정미(抒情味)가 뛰어나며 사유수(思惟手)처럼 사유적인 걸작이 대부분이다.

수석과의 통교를 통해 삶의 회한을 위로받고 세상의 불쾌(不快)를 삭힌다. 그러는 사이 저자의 품성은 천유(天遊)를 닮아가며 저자의 문향은 독자들을 가까이 불러 모을 것이다. 그리하여 방패연은 창공에 오래도록 떠 있을 것이다.



4.수필가 임병식


저자는 전남보성에서 태어났다. 소싯적부터 글쓰기에 매달렸으며 학창시절에는 학원문학상과 대학 공모전에 다수 입상하였다.

등단은 직장관계로 다소 늦은 1989년에 한국수필을 통해 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장, 한국수필가협회 공영이사를 역임 했다.

현재는 한국수필작가회 회장이면서, 수필전문 계간지 '수필界' 주간을 맡고 있다.

수상으로는 2003년 제21회 한국수필문학상을 탔다.

지금까지 펴낸 수필집으로는, 「지난 세월 한 허리」(1990) 「인형에 절 받고」(2003) 「동심으로 산다면」(2005) 「당신들의 사는 법」(2002)이 있고, 수필이론서로는 「막 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2007)이 있다.



<서지정보>


임병식 저

면수 312쪽 | ISBN  978-89-93506-12-9 03810

| 값10,000원 | 2009년 09월 07일 출간| 문학| 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