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 꼭 묻고 싶은 말

7154 2011. 2. 23. 17:33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 꼭 묻고 싶은 말

 

 

 

시력 잃은 꼬실이(28)

_마지막 함께한 1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 정말 꼭 묻고 싶은 게 있다.

꼬실이가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지 거의 두 해가 다 되어 간다. 후각을 잃은 것도 한 해쯤 되었고, 귀가 어두워 아주 큰 소리 아니면 듣지 못하게 된 것도 역시 한 해가 되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차에만 태우면 절대 잠들지 못하고 버티고 앉아 오옹 작게 울다가 가끔 갈라지는 목소리로 짖는 것이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한시도 멈추지 않는 고주파의 울음소리가 귀를 지나 뇌까지 찌르고 들어온다. 불안해서 견딜 수 없어 한다는 것은 한눈에도 알겠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녀석을 그렇게 불안하게 하는 것일까. 달래다가 쓰다듬다가 급기야는 화를 내고, 그래서 결국 저나 우리나 녹초가 되곤 하는 나날들. 그렇다고 녀석 때문에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지낼 수도, 혼자 버려두고 갈 수도 없다. 남에게 잠시 맡겨도 불안해하던 지난 세월인데 인제는 혼자 화장실 찾아가는 것도 힘든 녀석을 누구에게 맡길 수도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지,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열일곱 해를 함께 지내다 보니까 궁금한 건 그것 하나 남았다. 커뮤니케이터가 속 시원하게 알아봐 줄 수 있다면 그것은 꼭 묻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꼬실이 생애에 석연치 않은 구석 딱 하나, 그걸 해결해서 남은 시간 서로 편안하게 살 수 있다면 좋겠다.

‘꼬실아, 네 말을 통역해줄 사람 소개해 주면 내게 말해줄 수 있겠니? 네가 불편하고 불안한 게 무엇인지 알아서 서로 좋은 길을 찾았으면 좋겠구나. 그전처럼 즐겁게 함께 드라이브를 했으면 좋겠구나.’

 

 

 

 

- 김은미 반려견 에세이집 「꼬실이」(해드림) 중에서

 

http://www.yes24.com/24/goods/4521672?scode=029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