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꼬실이(26)-왜 이름이 꼬실이인가

7154 2011. 2. 20. 16:28

 

꼬실이(26)-왜 이름이 꼬실이인가

 

시력 잃은 꼬실이(26)

_마지막 함께한 1년

 

1993년 11월, 갑자기 추워진 날 밤에 꼬실이가 우리 집에 왔다. 먼저 기르던 깜실이를 너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두었더니 누군가 집어가 버리고 한 달인가 지나서였다. 그렇게 잃어 버리고서 몹시 허전해 한다는 말을 들은 남편의 제자가 느닷없이 개 한 마리 주겠다고 전화를 하고는 딱 30분만에 데리고 나타났다. 한 아이가 오토바이 몰고 뒤에 다른 아이가 앉아 그 둘 사이에 방석을 끼워 넣어 담아온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만났다.

 

4월인가 5월에 태어났다는 그 아이는, 이미 제법 자라서 까만 강아지 태는 벗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자란 건 아니었다. 추운 밤길을 오토바이에 실려 달려와서인지, 아니면 낯선 곳으로 끌려(?)온 것 때문인지 애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데리고 온 학생 아버지가 새로 생긴 아파트에 경비로 있는데, 거기에 사는 어떤 이가 이 아이를 주었단다. 온 식구가 새벽에 나가 오밤중에 들어오니 종일 혼자 있느라고 우울해하는 게 딱하다며 맡아 달라 했다는 것이다. 덜렁 개를 받아오기는 했지만 학생네 또한 사정이 다르지가 않아 대개 빈집이어서 얘를 어쩌나 걱정하던 차에 내가 개를 잃은 소식을 듣고는 후딱 데려온 것이었다. 학생네 집에 딱 닷새를 있었다 했다.

 

이름은, 아무 생각 없이 지은 그냥 꼬부랑 이름이었다.

그리고 웃기게도 그건 여자이름이었다. 얘는 분명히 사내애인데…. 당시 네 살이었던 딸과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해서 ‘꼬실’이라고 지었다. 우리 집에 있던 개는 모두 ‘실’자 돌림이었고, 그 가운데 이 애가 제일 작고 어리니까(제일 마지막에 왔으니 당연히 어렸지만) ‘꼬마실’이라고, 그걸 줄여서 ‘꼬실’이라 하자 했다. 그리하여 요 녀석이 우리 식구(딸아이 동생)가 되었다. 4월인가 5월에 태어났다기에 생일을 5월 5일로 하기로 했다.

 

- 김은미 반려견 에세이집 「꼬실이」(해드림) 중에서

 

http://www.yes24.com/24/goods/4521672?scode=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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