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싸가지 없는 보도자료(2)
싸가지 없는 새끼, 「친구」
서로 친해서 격이 없어진다면 싸가지 없는 새끼가 친구다. 이유 없이 ‘친구’끼리 존댓말 써가며 대화하는 사정은 드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라면 ‘졸라 재수 없는 사이’로 정의될지 모른다.
수년 전 나를 부도 위기로 몰아넣은 친구도 싸가지 없는 새끼다. 지금도 고향에서 만나면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 니는 형님한테 전화도 안 하냐!”하고 다그친다. 그 ‘싸가지 없는 새끼’도 당당하다. “씨벌놈, 니는 손모가지가 뿌러졌냐.”한다. 가난한 나에게 못할 짓 해놓고도 친구니까 당당한 것이다. 아래 글은 친구 간 안부 전화 내용을 작품 속에 넣은 것이다.
「..야이 인마, 형님이다.
..어이 호랭이 물어갈 놈. 안 디지고 살아 있었네. 먼 지랄한다고 인자사 전화허 냐.
..그러는 니는 손모가지가 부러졌냐. 전화 한 통 안 허게.
..나는 니 디저분 줄 알았어야.
..염병하고 있네 문댕이, 나가 주그면 속이 씨언 허겄냐?
.._중략
..그나저나 얼마나 바뿌간디 꼬라지 보기가 힘드냐. 니가 서울 돈 다 거머부냐?
..검기는 좆도, 맨날 죽을 맛이제. 요즘은 징허다 징해. 다들 죽는다고 난리여. 니는 어치냐?
..니기미, 팍팍한 시골에서 머 있간디. 거시랑치 들안즌 창시로 술이나 빨아야제.
..세상 내꼴시러워도 술 작작 처묵어 자석아!
.._중략
..아이, 구신 씬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허고 언제 내려올래. 얼굴 잃어불겄다 이 씨벌놈아!
..몰라이, 새끼야. 니 씬더구 보기 싫어서 안 갈랐다.
..이 씨벌놈아, 서울에서 여그까지 여섯 시간이면 와분다!
..그렁깨 잉, 나도 한 번 내려가고 잡픈디 맘대로 안 댕마. 다음에 또 전화 허깨.
..알었다. 비민히 알아서 허겄냐마는 어려워도 잘 전딤시롱, 돈도 많이 거머불고, 술도 많이 처묵고, 각시랑 오입도 많이 허고 잉?
..씨벌놈이 잘 나가다가 어만디로 빠지네. 끄너 새끼야! 」
-이승훈 수필집 ‘가족별곡’(해드림) 중에서
내가 어떤 불행을 당하였을 때 모르긴 해도 이런 욕지거리를 해대는 친구가 맨 먼저 달려오리라. 또 이런 친구여야 내가 힘들 때 시간 눈치 안 보고 불러내 술 한 잔도 할 수 있으리라. 사회에서 인연한 사람 가운데 이런 사이로 지내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나보다 한 살 아래여도 걸쭉하게 지내면 좋으련만 워낙 점잖은데다 욕을 할 줄 몰라 탈이다. ‘친구’는 결국 내 뒷일도 스스럼없이 부탁할 수 있는 사이다. 아무리 힘겹고, 슬프고, 괴로워도 그 그늘로 들어가면 편안해지는 사이이다. 요즘에도 이런 걸쭉한 친구 사이가 있을까?
테마수필이 ‘친구’를 테마로 8집을 냈다. 이번에도 푸짐한 상금과 상품(푸짐한 상금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쪽팔린다. 책이 많이 팔려야 상금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헤아렸으면 한다.)을 모아 독후감 공모전을 한다. 그런데 테마수필 필자들은 이번 친구를 너무 점잖게 내세워 다소 못마땅하다. 좀 더 싸가지 없는 친구가 등장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솔직히 수필로써 그리 질 떨어지는 작품들은 아니며, 이번 참여를 통해 자신의 ‘친구’를 정리해 보기에는 그만하다. 독후감 공모전에서 떨어졌다 해도, 시간이 아까웠느니 책값이 아깝느니 하는 지랄 같은 생각은 마시라. 글을 보는 시각은 그만큼 높아졌을 것이며, 곱게 포장하는 것도 실력이다.
독후감에서 ‘이것도 수필이냐’라고 까대도 된다. 테마수필 필자들이 그 정도 수용 못할 좀생이가 아니다. 다만 겁 없이 까댄다면 당선 장담은 못한다.
독후감 공모전 안내 클릭 http://sdt.or.kr/bbs/B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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