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리고

그를 깨우지 마라

7154 2012. 5. 9. 23:24

 

 

 

그를 깨우지 마라

 

 

 

 

 

 오 월 낮잠

죽은 듯 곯아떨어진

겨울사람, 그를 깨우지 마라

겨우내 언 몸통에서

목련은 하 허망이 터져도

겨울사람, 지난 속바람 앞에서

4월은 시쁘기만 하다

아름다운 것은 허망하고

겨울의 정한은 깊다

금세 눈 녹듯 사라질 분분한 꽃잎들

서럽도록 발작하여

발 동동 구르던 겨울사람

오월 햇살이 퍼붓고서야

겨울의 정한이 녹아

꽃이 진 자리, 저리 푸르게 몸져누운 것

그를 깨우지 마라

당신도 안타까운 낮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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