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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연아 레미제라블 - 목동의 프랑스 혁명

7154 2013. 1. 7. 08:58

아 물론 레미제라늘 원전의 진짜 무대는 우리가 아는 프렁스 혁명이 아니라 1832년의 6월 항쟁이 그 무대입니다. 하지만 지금 뭐 그런 디테일을 놓고 이야기하자는 건 아니고요....




오늘 오후의 목동 분위기가 바로 프랑스 혁명같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4500명 정도의 전생에 뭔가 좋은 일을 하신 분들이 (또 그런 중에 선택되신 분들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미 작년 말부터 뮤지컬과 영화로 많은 분들에게 익숙해진 컨텐츠겠으나 김연아 선수의 이 프리 경기가 그 종결자입니다. 4분으로 축약된 운명과 용기와 애절함과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경기에 점수를 따진다는 건 부질없는 일입니다.


클린 레미제라블....그게 중요하고요 그걸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은 오늘 밤 잠들기 싫을 겁니다. 뇌에서 그 잔상을 꺼내 저장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을 겁니다.


그런 4500명 중의 하나, 그것도 양도해주신 표가 A석 2열이라는 큰 행운이어서 너무도 잘 눈 속에 담았습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우선 이번 대회 테크니컬 패널 중 실제 시그널 콜러인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호주에서 오신 분입니다. 대략 3년 전부터 판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외국에서 불러 왔고요 지난 2년은 일본에서 모셔왔는데 이번에는 호주 분으로 압니다. 따라서 비점프 요소 레벨과 점프 에지 및 회전 수 판정은 이 분이 하신 거고요 GOE/PCS는 국내 저지들이 준 점수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우리 내셔널 점수는 국제 대회의 점수와 편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우리 주니어 선수들의 경우 외국에서 경기를 할 때 국내보다 긴장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좀 있고 해서 좀 덜 받은 경우는 있지만 김연아 선수의 노련함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지요. 따라서 여러분은 이 점수를 국제대회의 그것으로 환원해도 괜찮을 겁니다.

다만 PCS의 경우 75점은 전인 미답의 점수였기 대문에 그 '전인미답의 경지'를 어떤 숫자로 변환하는 것이 합당한가는 그 대회의 심판 성향에 달려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 이 PCS는 숫자보다 그냥 "전인미답의 점수"라고만 표시해도 된다고 봅니다.

여기에 필적할 수 있는 작품은 2010 밴쿠버의 거쉬인 피협 외에는 없습니다. 당시 71점이었는데 이전의 몇 개의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시즌의 PCS 채점 경향이 10점 만점에 0.5점 정도 평균적으로 높아졌고 그것은 점수 상으로 대략 프리  4점에 해당하거든요. 그러니 75.01이라는 PCS는 2010년의 71점 대, 즉 거쉬인 점수 수준이다 보심 됩니다. 다만 심판도 사람이라 항상 전인미답의 점수를 줄 때는 개인별 편차가 있게 마련이어서 만약 월드에서 이렇게 한다면 어떤 PCS가 나올까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겠으나 71점 이상의 어떤 "전인미답" 일 것이라고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론상 PCS의 여자 만점은 80점입니다.

기술적으로 볼 때도 흠이 거의 없었습니다.

일단 일반인 수준에서 흠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지막 스핀이 원래 계획된 프리 스핀이 아니라 쇼트에서 썼던 스핀을 다시 했다는 것은 감점 요인은 아닙니다. 처음엔 좀 와전되어 그 스핀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좀 돌았지만 제가 보기에 이론상 김연아 선수의 기술점은 최대치가 72점 선이므로 그렇다면 그 점수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으로 현장에서 판단했었습니다. 

스텝에서 레벨 3가 된 것은 이번에는 저도 불만입니다 ㅎㅎ 하지만 그 차이는 기초점 0.6 정도고요 GOE에서 결국은 +3이 몇 개 보입니다. 국내 심판이 아마 처음 찍어 본 +3일 겁니다. 심판도 사람이므로 이전에 안 해 본 것을 처음 하려 할 때는 심리적 저항감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한다는 겁니다.

솔직히 이 날 가장 불쌍한, 레 미제라블은 이 작품을 감상하지 못하고 채점을 해야 하는 심판들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계 화면 어딘가에 제가 잡힌 모양입니다. 덤으로 찾아 보시기를...ㅎㅎㅎ






자 이 사진은 웜업 때 찍은 겁니다. 저는 경기 때는 찍지 않았습니다. 아니 스핀 때 한두 장 찍긴 했네요. 경기는 그냥 눈에 담았습니다. 파인더에 눈을 두면 전체를 보지 못하니까요.....


그저 점프의 스케일이라는 게 뭐다를  이 사진 3장으로 짧게 마무리합니다.


이게 우리가, 또 세계 피겨 관계자와 팬들이 원하는 피겨입니다.


이모저모들


이미 경기 상황은 뉴스에도 나왔고 여러분이 영상으로 이미 보셨을 것이므로 이모저모만 몇 개 소개합니다.


 


사실 이 날 저는 오전 10시 40분 쯤 도착해 양도받은 1장을 먼저 교환했는데 한 분이 표를 구하기 위해 무작정 오셨다며 이런 걸 준비했다고 합니다. 어제 쇼트도 이렇게 해서 한 장 양도 받았으니 오늘도 한 번 호소해 보시겠다고요....성공하셨습니다.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죠. 같이 담소를 나눴습니다.


우리 독자분 중 세 분이 그 뒤에 오셔서 이 피켓을 이어받았습니다. 저는 가족 행사 참석차 제가 양도받은 다른 표를 부산에서 올라오신 두 분과 또 다른 세 분께 양도해 드리고 떠났다가 2시 경 다시 목동으로 왔는데 성공하셨다고요....


한 분은 선수 어머님이, 한 분은 양도 받으시고, 또 한 분은 얼마나 애처로웠는지 대회 관계자분이 "서서라도 보겠다면 입장은 시켜주겠다" 하셔서 입장 성공....이 피켓은 그 다음 분들이 또 줄서서 이어받아 천사들의 손길을 기다렸는데 상당히 여러 분이 구제받은 반면, 이 날 한 탕을 하려고 10만원에 판매가를 정했던 암표상들은 거의 공쳤다는 후문입니다. 우리 독자분 중 한 분은 이 날 이 피켓 들고 계시다가 NHK와 인터부도 하셨다는.....


무모하지만 이렇게 뜻이 간절하면 천사들이 나타나는 목동이었습니다.




이 날도 엄청난 선물이 쏟아졌습니다.




화동들이 매우 바빴지요



네 마지막에 쌓인 게 이렇습니다.

이 날 김연아 선수 경기가 시작되려 할 때 소수지만 플래쉬를 터뜨리는 강심장이 일부 있었지요. 많은 관중들이 그 상식이 모자란 분들을 제지하려 소리로 주의 를 환기했고 진행요원이 다가가 제지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이번 내셔널에 100점을 줄 수 없었던 건 이 "나만은 소중해요. 내 사진은 소중해요 "라는 배째라족들 때문입니다.

그 외는 대부분의 관중들이 매너를 잘 지켜주셨고 여러 가지로 준비가 철저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김연아 선수가 넘어진 것이 잘 포장되지 않은 2000원짜리 장미꽃에서 나온 이물질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 많은 팬들이 이번에는 정말 이전 경기의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남지 않도록 화동/진행요원들에게 잘 알려주셨습니다.

2008년 그랑프리 파이널과 같은 혼란은 없었습니다.

실수는 한 번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번 하면 실패가 되지요.

이번에 실패가 없었습니다. 우리 팬들 어깨 으쓱하고 당당하셔도 됩니다. 암표상도 공친 것 같고 암표상이 표 잇다 사라 하는데도 외면하고 가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이러면 다음에  또 이런 이벤트가 있다 할 때 암표상이 사재기하는 일 자체가 없을 것이거든요. 우리 팬들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오늘도 일단 김연아 선수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다른 글로 또 이어질 겁니다. 일단은 여러 가지 궁금하실테니 먼저 발행합니다. 우리는 수다를 나누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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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맑은아찌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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