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 저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
어느 저자의 원고를 받아 작업을 시작한 지 벌써 여섯 달이 흘렀습니다.
저자는 도대체 언제 손을 땔까요.….
출판사에서 비용을 투자하여 출간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판사가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입니다.
저자 주도의 자비출판에서는 상황이 다소 다릅니다.
편집 전 1차 교정을 한 후 편집을 마치면, 저자에게 검토하라며 보냅니다.
출간 작업이 마치 붕어빵 구어내기라도 하듯 빨리 출간해달라며 다그치는 저자도 있지만, 한 번씩 수정하여 편집 파일을 보내면 함흥차사인 저자도 있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한정 없이 붙들고 있지요.
출판사와 저자 상호 피드백이 제때 이루어져야 출판사도 힘차게 출간 작업을 추진할 텐데 도대체 편집 파일을 보내면 좀체 돌아올 줄 모릅니다.
아무리 원고가 좋은 내용이라도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입니다.
피드백은 제때 안 하였으면서 또 책은 빨리 내달라는 저자를 보면 얄밉기조차 합니다.
제가 이번에 출간한 ‘자비출판’이라는 책에서도 간절히 밝혔듯이 책은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출간한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책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홍보라는 단계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지나치게 오래 붙들고 있으면 저자도 지치고, 출판사도 지칩니다. 출간 작업이 길어지면 정작 책이 나왔을 때는 그간 기운이 빠져버렸으니 애정이 가라앉아 있겠지요.
어떤 저자는 출간 상담을 하면서 금세 원고를 보낼 듯이 하다가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수개월이 지나서야 전화를 해오면 어느 때 상담하였던 저자인지 얼른 생각조차 안 납니다. 어느 정도 탈고가 끝나 출간을 마음먹은 상태라면, 과감하게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이제 출판사가 알아서 하라고 해야 출간이 제때 순조롭게 이루어집니다.
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원고를 완벽하게 검토하였다 해도 정작 책으로 나오면 어디서든 아쉬운 부분이 튀어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는 2쇄 때 보완해야 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사실 1쇄를 철저하게 검토하여 2쇄를 찍었어도 2쇄에서 또 아쉬운 부분이 발견되는 게 출간입니다. 적어도 완벽하다고 자부할 정도면 3~4쇄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요.
출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왕 출간 작업을 시작하였으면 순발력 있게 작업을 마무리 하고, 홍보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제 책 ‘자비출판’에 다양한 홍보 방법을 소개해 두었습니다만, 요즘처럼 인터넷 시대에는 저자도 자신의 책을 스스로 홍보할 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저자도 출간 작업은 되도록 출판사에 맡기고, 이후 책이 나오면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할까 고민하는 것이 훨씬 유익한 일입니다.
책을 예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판 전문가 눈에도 흠으로 발견될 수 없는 부분조차 따지고 들 때는 정말이지 진이 빠져 다음 일을 할 의욕이 전혀 안 생깁니다.
베스트셀러는 내용이 만드는 것이지, 표지 디자인 등 장정의 외관이 베스트셀러를 탄생 시키는 게 아닙니다. 책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하여 잘 팔릴 책이 덜 팔리거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이번 ‘자비출판’까지 네 권의 책을 썼습니다만, 장정의 외양이나 흠결 등에는 거의 신경을 안 씁니다. 흠이 발견되면 조금 불편한 마음이야 들겠지만 바로 털어버리고, 어떻게 하면 이 책을 독자에게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출간한 책 내용을 쓸 때 이상으로 신경을 씁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출간한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독자와 공유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독자가 좋은 평가를 해주든 나쁜 평가를 하든, 일단 독자가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구매를 고민하게 되므로, 저자든 출판사든 홍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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