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때우기’라는 의미는 편안한 글이라는 뜻
[시간 때우기]는 정지안 시인이 첫 에세이집으로 낸 것이다.
저자가 에세이집 이름을 ‘시간 때우기’라고 한 것은 사실 겸손의 발로이다. 학술서적도 아니고 수필가들이 유려하게 일상에 대해서 아름답게 쓴 예술 서적도 아니라면서, 그냥 보면 좋고 안 봐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내심 호기심을 자극하게 한다.
독서는 결코 시간 때우기가 될 수 없지만, 시간 때우기라는 의미를 살리면서 읽기 편하도록 편집에 신경을 썼다. 글은 항상 홀수 쪽에서 시작하게 하고, 하나의 글이 홀수로 끝나면, 그다음 짝수 쪽은 ‘빈칸’을 넣었다. 자신은 재주가 없어 쪽 수 채우는 것도 만만치 않아, 쪽 수 늘리려는 고육지책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빈칸’에는 기억하고 싶은 것, 추억해야 할 것 아니면 낙서라도 할 수 있게 점선을 넣었다. 결국, 독자와 아름다운 ‘시간 때우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시간 때우기’는 내용이 무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짐도 무거워 헐떡이는데 에세이조차 부담을 주기 싫어서다. 힘겨운 세상살이를 잠시 이 에세이집 [시간 때우기]에 내려놓으며 살아가는 무게감을 풀어내자는 의도이다.
[시간 때우기]에 들어있는 에세이 방식은 이렇다.
지나가다 하늘을 쳐다보면 구름이, 구름의 형상을 만들어낸 모양 전체로 보이는 방식이다. 대상이 없다는 말이다. 대상이 없으니 글을 읽으며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시간 때우기는 하되 횡설수설한 생각을 할 필요도 가치도 없을 만큼 편안한 글이다.
또 하나 방식은 “알려고 하면 다쳐”라는 말이 있듯, 이 에세이집에서는 알려고 해도 다칠 일 없고, 알아봤자 알려고 노력했던 것보다 더 빨리 잊힐 것이기 때문에 독서라는 큰 부담을 가지지 말라는 방식으로 썼다. 이 또한 편안함을 강조한 뜻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저자의 직업은 교수였다.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에세이라는 걸 독자는 금방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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