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보도자료★★

전두환 회고록과 알츠하이머, 진실일까

7154 2018. 8. 29. 17:15

전두환 회고록과 알츠하이머

 

 

추억 여행이라는 표현이 있다.

추억이란 미각, 촉각, 청각, 후각, 시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기억된다.

 

우리는 기억된 지난 일을 ‘문득’ 꺼내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시절을 낱낱이 되돌아보는 일은 시들어가는 기억력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누군가의 추억은 나의 기억을 자극함으로써 자신의 기억력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늙은 부모님에게는 수시로 과거를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기억력 회복을 통한 치매를 예방케 할 수도 있다.

잊히는 것은 기억뿐만 아니다. 과즙처럼 달콤한 감성조차 잊는 것이다. 치매는 기억과 감성이 삭막해졌을 때 오는 듯하다. 추억과 감성을 회복하여 자신의 정서를 충만하게 유지할 때 어느 날 갑자기 기억을 상실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본다.

추억이 깃든 곳을 찾아 실제로 여행을 떠나보는 일이 그래서 얼마나 의미 있는가.

 

정제성 소설 [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를 읽어보면, 90세 넘은 아버지의 치매를 치유를 위해 노모는 매 끼니마다 아버지에게 추억이 깃든 음식을 만들어 1식 5찬의 밥상을 차린다. 또한 그 음식을 나누었던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식사함으로써 아버지는 미각과 후각 등을 통해 잃어버린 기억을 차츰 기억해 내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의 추억’을 진부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지만, 이처럼 글이나 말 또는 실물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끄집어내는 일은 치매도 치유할 힘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다. 노인들은 성경이나 불경 기타 서적을 필사만 해도 기억력 감퇴를 막을 수 있다.

 

_노모의 불경 필사본

 

 

전두환 회고록은 전체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두환 회고록1은 604쪽, 전두환 회고록2는 658쪽, 전두환 회고록3은 646쪽이다. 따라서 전체 페이지만 해도 1,908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다. 아무리 비서관이 주도적으로 썼다 해도 이 방대한 분량을 혼자 힘으로 엮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기록이나 메모를 참고 하였다 하더라도, 이 분량의 회고록을 엮어낼 정도의 기억력이면, 완전히 잃어버렸던 기억도 되살아났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지난 권좌의 일을 회고하며 때로는 미소도 짓고, 때로는 쓴웃음도 지으며 회고록을 쓰는 동안 충분히 지난 일을 즐겼을 법하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전직 대통령들이나,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하여 기업가나 일반인 등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쓴 이들은 이런 기억력 운동 때문인지 치매를 앓았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거 같다.

늙은 부모님이 자신의 추억을 장황하게 늘어놓아도 진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