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립 시인이 첫 시집 [석양은 산마루에 머뭇거리고]을 펴냈다.
시인의 시들은 대부분 제주의 사계를 노래하고 있다.
단시조처럼 간결하면서도 정갈하고 꾸밈이 없다.
지금은 SNS 시대이다. 세계의 정치, 경제, 사화, 문화 기타 모든 영역이 SNS를 통해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을 창출한다. 문학도 예외가 아니다. 책 대신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룬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여, 독자의 문학 취향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은근한 사유를 즐기기보다 즉흥적인 감성을 중시하여 긴 글이 외면 받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책으로는 허용되지만 SNS 등 인터넷 소통 공간에서는 긴 글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
문학에서도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시집을 출간해도 이제는 인터넷 문화의 즉흥적이고,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취향을 고려해야 독자에게 접근하기 쉽다. 예컨대 트위터에서는 트윗할 글자 수가 150여 자로 제한되어 있다. 이 150자를 시로 따지면 시조 한 수 분량의 글자이다. 따라서 150자 이내의 간결하고 정갈한 시인의 작품들은 독자에게 전파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시인의 시들은 단 하나의 조사도 군잎으로 붙어 있지 않을 만큼 정갈한 미학을 품고 있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갈수록 인간의 정서가 메말라 간다. 세상 사람들을 경악케 할 만큼 잔혹한 범죄가 비일비재 하게 일어나는 것은 사람들의 삭막해진 정서와 무관치 않다.
자연은 인간 정서의 본성이다. 인간의 삶은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피폐해가는 것이다. 본성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계의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의 시들은 삭막해진 사람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인간의 참된 ‘정서 회복’ , 여기에서 시인의 시들이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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