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고양이가 실제 존재할까? 보라색 고양이 꿈을 꾸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염색한 고양이가 아니고서는 보라색 고양이는 없다고 본다. 비슷한 색깔의 고양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보라색은 매력적인 색상이다. 보라색은 일반적으로 파랑과 빨강의 중간색이다. 영어로 불리는 퍼플은 붉은색이 좀 더 강한 자주색이다. 푸른빛이 더 강한 보라색은 청자색, 즉 바이올렛이다. 연보라색도 있다. 여하튼 고양이 털이 보랏빛이 띠면 보라색 고양이라고 할 것이다.
흔한 고양이가 아닌데도 보라색 고양이는 무척 강하고 참으로 어려웠다. 무슨 말이냐 하면, 조후미 수필가의 수필집 제목이 ‘보라색 고양이’인데, 수필집이 출간된 이후 보라색 고양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해도 노출할 수 없을 만큼, 이전 누군가 보라색 고양이를 포스팅한 글들이 붙박이처럼 꼼짝 않고 있다는 말이다. 조후미 수필가의 보라색 고양이가 난감하다. 책을 만들 때만 해도, 보라색 고양이는 흔한 이름이 아니어서 쉽게 노출될 줄 알았지만, 막상 출간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조후미 수필가는 왜 수필집 제목을 보라색 고양이로 지었을까. 대체로 수필집 제목을 정할 때는 수필집에 실린 작품 가운데 자신이 특이 애착이 가는 작품 제목을 수필집 제목으로 뽑기도 한다. 조후미 수필 보라색 고양이는 서정적인 수필이다. 자신이 어딘가에 출품하려 그린 보라색 고양이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수필을 풀어간다.
수필 ‘보라색 고양이’ 앞부분만 소개해 본다. 참고로 조후미 수필집 [보라색 고양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수필집이다.
별을 사랑한다. 어둠 너머에서 고고하게 빛나는 별을 동경한다.
별빛 아래서는 내 눈도 별처럼 반짝인다는 것을 어렴풋이 안 후로 별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나는 여기 지상에서 아득히 먼 곳,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반짝이기에 더 아름답고 애틋한 그것을 쉬지 않고 생각한다. 어쩌면 별에는 고양이들의 영혼이 깃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의 머릿속에서 태어나 주인의 머릿속에서만 숨 쉬고 있다.
주인은 카페에서 일하며 틈나는 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런 주인에게 어느 날, ‘캣맘 자선 바자’에 고양이 그림을 출품해 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어린 시절 고양이와 특별한 교감을 나누었던 경험을 간직한 주인은 흔쾌히 수락하고 몇 날 며칠 엽서와 캔버스 액자에 고양이를 그렸다. 그렇게 내가 태어났다.
주인은 액체처럼 흐르는 나의 유연함을 좋아한다. 움직임을 멈추고 허공을 응시하거나 전력 질주하는 순간에도 유려한 곡선과 부드러움으로 지구 위를 떠다니는 나를 화폭에 담으며 행복해한다.
주인의 머릿속에서 살다가 주인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나는 어떤 날은 도라지꽃밭에서 한없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어떤 날엔 온몸이 도라지꽃으로 뒤덮이거나 보라색 꽃물이 스민 털을 고르는 모습으로 화폭에 담긴다. 주인이 도라지꽃을 별스럽게 좋아하기 때문이다.
주인은 도라지꽃을 지상의 별이라고 부른다.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 아래 무수히 피어있는 도라지꽃은 주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풍경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나도 별을 닮은 도라지꽃을 마음에 담게 되었다. 단언컨대 도라지꽃을 사랑하는 고양이는 내가 세계 최초이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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