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JOCKEY★★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자비출판의 시대

7154 2008. 6. 17. 11:02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자비출판의 시대

                       -롱테일 경제학 중에서




보통 우리는 대부분의 저자들이 베스트셀러를 집필해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식으로 상업적인 색안경을 끼고 책을 바라본다. 하지만 저자들 대부분은 엄청난 베스트셀러를 쓰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영어로 출판되는 책만 해도 매년 거의 20만 종에 달한다. 그 중에서 극소수만이 대형서점에 전시되고 나머지는 판매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닐슨 리서치의 도서집계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120만 종 가운데 95만 종의 책은 99권도 팔리지 않았고, 20만 종의 책은 1000권도 팔리지 않았다. 단지 25,000종의 책만이 5000권 이상 팔려나갔다. 미국에서 출간되는 책은 한 해 동안 종별로 평균 약 500권이 팔려나간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미국에서 출간되는 책의 약 98퍼센트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상업적으로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책에서 매스마켓을 추구하려면 한정된 관심을 얻기보다는 광범위한 화제를 불러일으켜야 하고, 학문적인 스타일보다는 대중적인 스타일을 사용하는 식으로 타협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저자들은 자신의 열정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돈을 벌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많은 저자들은 자신의 책을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읽기 바란다.


하지만 이런 식의 출판은 아무래도 수익과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즉 이런 식으로 출판된 책은 수익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저자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많은 비상업적인 책들은 저자들의 학술적 평판을 높이거나, 독자들을 저자들의 상담소로 이끌거나, 저자에게 강연비를 벌어다주거나, 세계적으로 명성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장치들로 간주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비출판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파하는 방법이다.


이 분야를 살짝 들여다보면 새로운 종류의 DIY 출판사인 룰루닷컴Lulu.com에 들어가 보라. 룰루닷컴은 채 200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무선제본 된 책이나 양장본 책을 제작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ISBN까지 부여해주고 온라인 소매점에 등록도 해준다. 이렇게 온라인 소매점에 등록되어 추천의 물결이 이어질 경우 그 책은 수백만 명의 독자들에게 소개되어《해리포터 Harry Poter≫만큼이나 팔려나갈 잠재적 가능성도 갖게 된다. 룰루닷컴에서 제작되는 책은 수십 권 단위로 인쇄되며 주문자생산방식에 따라 필요할 경우 계속 공급된다. 룰루닷컴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별 볼일 없다고 무시되던 출판모델을 개선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결과적으로 수천 명의 룰루닷컴의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룰루닷컴에서 출간한 5종의 자비출판 도서를 한번 살펴보자.


1.≪바쁜 사람들을 위한 생식 : 하루를 위한 간단하면서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 Raw Foods for Busy People : Simple and Machin-Free Recipes for Every Day≫


2.≪허너베스 The Havanese≫(쿠바 원산의 애완견 품종인 허배너스를 기르는 사람들과 품종개량가, 그리고 애견가들을 위한 최고의 핸드북)


3.≪생물학 연구-BIO 100을 위한 실험 입문서 Investigating Biology- A Laboratory Manual for BIO 100≫12판


4.≪맥시멈 SAT maximum SAT≫


5.≪웨딩 플래닝 사업을 시작하는 법 How to start a Wadding Planning Business≫


이 책들은 모두 5000부에서 5만부까지 판매되었는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치이다. 이 책들은 판매한 수익금의 80퍼센트는 곧바로 저자에게 돌아가며 15퍼센트는 출판사의 몫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자비출판은 무능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여기는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저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자비출판을 활용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비출판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룰루닷컴을 활용하는 수천 명의 고객들 가운데 대다수는 자신들이 집필하고 있는 책을 상업적으로 출판하면 판매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비출판을 택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책을 읽을 독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주 소수라도 그 책을 읽을 독자는 반드시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자비출판을 선택하는 자자들은 대부분 출판 경험이 전혀 없었고,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조차 없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제 출판의 문턱은 매우 낮아져 원하면 누구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책을 집필할 수 있다. 자신의 책이 시장에 나가는 게 가치가 있을지 여부를 출판사가 아니라 자신이 판단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하 생략


*롱테일경제학

2006년 11월 14일 출간 416쪽

크리스 앤더슨 지음 | 이노무브그룹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위 붉은 표시의 단어들은 어법상 ‘복수형의 중복’으로 잘못 표현되었습니다. 예컨대 ‘대부분의 저자들이(X)-대부분의 저자가(O), 수백만 명의 독자들에게(X)-수백만 명의 독자에게(O)’

 


테마수필 http://www.sd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