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별곡

엄니이야기11-15

7154 2013. 8. 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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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넘어서조차 홀로 지내야 하는 당신께 그저 죄만스럽습니다. 당신이 머문 고향땅, 팔순 세월만큼이나 제가 사는 세상에서 떨어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목소리라도 들어야 하고, 그때마다 당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엄니11)

 

 

 

 

 

어머니, 당신과 저라고 해서 무에 그리 애틋하기야 하겠습니까. 세상 모든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이 이루 말할 수 없을 텐데요. 하지만 그러네요. 아무리 세상 어머니가 많아도, 제 사연을 간직한 어머니는 오직 당신뿐이라는 것.(엄니12)

 

 

 

 

당신이 팔순이 되고서 당신 삶이 시한부임을 깨닫습니다. 저와 한 해를 더 살 지, 두 해를 더 살지 모를 일이라 하루하루가 조급한 마음입니다. 어머니, 제가 성큼성큼 걷겠습니다. 당신은 가는 듯 마는 듯 그리 가시옵소서.(엄니13)

 

 

 

 

 

당신이 팔순을 넘으니 이제 모든 삶의 반경이 당신과 저 사이로 좁혀지네요. 세상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것들은 당신으로 인하여 얻었습니다. 비록 제 삶이 어두웠다고는 하나, 어찌 세상에서 얻은 기쁨의 시원을 덮으리이까.(엄니14)

 

 

 

 

팔순 당신 삶이 이제 시한부라는 사실을 어느 날 갑자기 인식하였습니다.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 충격이었다는 표현이 정녕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마음은 불안해졌고, 매일 아침이면 당신께 전화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엄니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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