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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건너간 새

7154 2008. 5. 31. 16:35
지은이
출판사
해드림출판사
출간일
2008.5.6
장르
시/에세이/기행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고행숙 유고시집『달빛을 건너 간 새』. 지인들의 정성으로 고인 앞에 상재된 시집이다. 고행숙 시인은 살아온 날들의 기억들을 시에 담아내었다. 문철수 시인이 펴내는 글을, 전영관 시인과 유병대 시인이 추모시를 썼고, 맨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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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목숨 잃은 여류시인, 지인들이 유고시집 내줘


지난 2월 15일 대전시 탄방동에서 강도에게 목숨을 잃은 고행숙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 「달빛을 건너간 새」(해드림출판사)가 지인들의 도움으로 출간되어 다시 한 번 주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당시 보도된 언론에 의하면 카페를 운영하던 고행숙 시인은 이날 새벽 손님으로 가장한 두 명의 강도에게 흉기로 수차례 찔려 숨졌다는 것이다. 강도에게 빼앗긴 돈은 단돈 2만원이라고 알려져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장례식장에서 시인이 평소 그토록 갈망하던 첫 시집을 발간해주기로 의견을 모았고, 시인인 문철수씨와 사업을 하는 김윤배씨 등이 주축이 되어 유고시집 편찬위원회(추모카페 http://cafe.naver.com/sug1216.cafe ) 를 조직 이번 시집이 빛을 보게 되었다. 올해 나이 마흔 다섯인 시인은 살아생전 자신의 작품을 펴내는 글과 함께 책 형태로 제본하여 보관할 만큼 첫 시집 출간에 대한 소망을 간직해왔다. 따라서 지인들이 그녀의 소망을 이루어준 유고 시집은 이 책에서 선정한 작품으로써 총 다섯 부로 구성하여 70여 편의 가슴 시린 작품이 실렸다. 동료 시인인 전영관씨와 유병대씨가 추모시를 썼으며 맨 뒤에는 고인의 큰 딸인 유빈양이 엄마를 그리는 애틋한 글도 실렸다.


미리 써둔 펴내는 글에서 시인은 ‘…살아오던 내내 가슴 속에 바다를 담아두고 흐르는 세월을 따라 무작정 걸어왔던 내 삶,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언제나 웃음으로 치장하며 지내왔던 그 많은 날 때문에 아주 가끔 발걸음이 흔들려왔음을 고백하며 세월 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날들, 그리움과 기다림의 날들, 잃어버린 내 발자국들, 아프고 외로웠던 날들이 수액처럼 고인 시(詩)들을 부끄럽게 내어놓으며…’라고 적어놓아 웃음으로 치장한 자신의 아픈 삶이 시로 응축되었음을 내비치고 있다.


문철수 시인은 고행숙 시인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행숙의 시는 그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부분이 상당하다. 고행숙 시의 기조는 삶과 사랑이다. 두 딸을 가진 그녀가 홀로 거제를 빠져나와 대전에서 어설프지만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 것은 그녀의 육체적 독립만이 아니라 삶의 의지를 독립시킨, 그녀에게 있어서는 결혼보다 더 큰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의지의 독립, 속박으로 부터의 자유는 찾았을지언정 시 곳곳에서 나타나듯이 ‘박제된 날개’ ‘부서진 기억’ ‘눈물의 샛강’ 등으로 표현될 만큼 행복하지 못했고, 이 땅에서 혼자 사는 여자의 처절한 모습을 연속해서 보여주게 된다. 그녀의 작품 ‘여윈 달빛을 건너간 새’에서처럼 ‘결코 드러눕지 못’하고, 쌓인 앙금들을 씻어내지도 못한 채 책상머리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는 것으로 삶을 뜨개질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치 그것만이 삶의 전부 인 듯….

‘꼼짝없이 저당 잡힌 내가/무거운 깃털 하나 꽂은 채/닳고 닳은 세상에 이끼로 피면/수취인 불면으로 날아든 너는/세월의 끝에 섞여갈 수 있겠지만/그럴 수 없다 나 또한/살아있음의 확인이 절실하기에 ‘ (확인되지 않는 하루 중에서)

어쩌면 시인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저당 잡힌’ 일 외에는 없다는 것을 체험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깃털마저도 무겁게 느껴야 하는 삶, 사랑처럼 다가왔던 그 누군가도 ‘수취인 불명’의 우편물 같이 내 것이 아닌 사랑, 아무것도 확인 할 수 없는 불투명한 세상에서 ‘살아있음의 확인이 절실’하였기에 골방에 처박혀 자신의 삶을 시로써 발효시켰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시인의 유고시집 편찬위원회에서는 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을 초대하여 지난 5월 24일(토요일) 오후 3시, 대전시 탄방동 우전한우전문점 3층에서 이번 시집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지은이 소개



고행숙 시인은 문학저널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후 현대시문학에서도 추천 완료를 받았다. 2005년에는 대전 여성시 공모전에 당선되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고 현대시문학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공저로는  ‘내 앞에 열린 아침1․2’와  ‘여덟 발가락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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