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꼬실이(47)_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전하는 마지막 말

7154 2011. 7. 19. 13:09

 

 

 

꼬실이(47)_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전하는 마지막 말

(너도 내게 온 귀한 생명이었다. 무딘 그대에게 호소하고 싶은, 그대로 묻어 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간과 반려견의 이상적 교감 이야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부터 전화가 왔다.

방문상담이 많아 매일 녹초가 되는 바람에 좀 늦었다고 사과를 했다. 바쁜 그이가 사과할 일 아니다. 모두 나름대로 절절한 사연들이 있을 터, 어떻게 꼭 내 일만 중요하다고 우선을 요구하겠나. 하지만 늙고 아픈 아이들 우선으로 챙기려 애는 쓰는 중이라 우리 막둥이에 대한 전자우편 받고서 몇 차례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좀처럼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몹시 아픈 아이나 곧 떠나려는 아이들은 종종 영혼이 이탈을 하는 때가 잦아 대화가 힘들더라고 했다. 그러다가 바로 조금 전에 겨우 우리 막둥이와 몇 마디 나눌 수 있었단다.

 

힘이 드는지 말은 거의 없이 내가 전해달라는 말을 듣기만 했는데, 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제가 한 말(?)은 겨우 두 마디.

첫째, 분홍빛 우유인지 요플레인지 작은 용기에 담긴 이미지를 보내는데 아마 요플레이지 싶다고, 그걸 좋아했더냐고 물었다. 장이 튼튼해지라고 어려서부터 요플레나 요쿠르트를 많이 먹였다. 전에는 딸기 요플레를 많이 줬는데 그것보다는 순수한 플레인이 좋다고 들어 최근에는 딸기는 좀체 주지를 않았었다. 분홍색이라니, 아마 그게 먹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다음, 얼굴에 따스한 입김을 쐬 주는 게 좋다고 했단다. 나나 딸이나 절대 손에서 떨어뜨린 적 없던 녀석이니 언제나 뽀뽀하고 이마 맞대고 눈 들여다보고 호호오입김 불어주곤 했다. 그게 좋았나 보다. 겨우 두 마디 하는데 그 낱말이라니. 그렇게 먹고 싶어 한 걸-아니 그 이전에 그걸 그리 좋아한 걸 알았으면 끊지 않을 것을, 진작에 사줬을 것을. 그리고 우리 입김을 그렇게 좋아했다니, 그건 아마 나름으로 제일 가깝게 만날 수 있던 스킨십 아니었을까.

 

 

  - 김은미 반려견 에세이집 꼬실이(해드림) 중에서

(이 책은 상업적으로 기획된 책이 아니라 반려견 꼬실이18년 함께 살아온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오해 없으시길요.)

 

http://www.yes24.com/24/goods/4521672?scode=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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