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10)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10) 우리 가족에게 그 병원은 두 번 다시 들어서기 싫은 곳이다. 3년 동안 제 집 드나들 듯해서 병원의 구석구석까지 꿰뚫고 있다. 응급실로 첫발을 들여놓고서,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번갈아 오갔으며 일반 병실을 거쳐 급기야 죽음의 병동인 호스피스 병동과 마지막.. 가족별곡 2011.02.11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9)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9) 이틀 밤을 야근한 탓인지 발걸음이 허정거린다. 어두운 집골목을 들어서자 쓸쓸한 감정이 가슴을 툭 쳤다. 어머니의 창에는 불이 켜져 있을까…. 골목을 들어서며 어머니의 창을 찾는 아들은 오십 문지방을 넘어선 이제야 철이 드는가 보다. 창문 불빛은 어둠이 짙.. 가족별곡 2011.02.10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8)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8) 이유 없이 심란할까 마는 전철을 기다리며 플랫폼을 바장이는데 요사이 눌러둔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온다. 당신은 얼마 전 남해 모 사찰로 기도하러 간다며 자명종을 새벽 세 시로 맞추려고 한참 더듬거렸다. 당신에게 시계를 빼앗다시피 넘겨받을 때 치솟던 짜증.. 가족별곡 2011.02.09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7)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7) 자식을 앞세운 죄인이라며 외출은 고사하고 전화조차 손사래 치던 당신이다. 저러다 당신마저 뒤따라가는가 싶어 덜컹 가슴이 무너지곤 할 뿐, 남아 있는 자식의 어떠한 말도 당신에게 위안이 될 수 없음을 알았다. 그저 매일 퉁퉁 부은 당신의 눈을 안타까이 바라.. 가족별곡 2011.02.08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6)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6) 시골사람답지 않게 누나는 하얀 피부와 단아한 용모를 지녔으나 늘 죄지은 사람처럼 다소곳하거나 어딘가 허전한 표정이었다. 누나가 데리고 온 대여섯 살 사내아이는 어찌나 온순한지 볼수록 정이 느껴져 녀석이 떠나고 난 후 한동안 가슴이 아렸다. 마을 들머리.. 가족별곡 2011.02.07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5)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5)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이웃마을 당산을 사람들은 등마당이라 불렀다. 이 등마당을 넘어와 우리 동네 들머리로 이어진 둑길을 따라 갯바닥으로 나간 이웃마을 여자들은, 여름 한나절 쏙이나 맛 또는 게를 잡거나 *썹서구를 채취하여 해거름이면 다시 둑길을 따라.. 가족별곡 2011.02.06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4)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4) …… 공사 현장을 지나자 폐부로 파고드는 토향이 아찔하다. 아스팔트를 걷어낸 자리에는 추진 흙살이 주톳빛을 드러내며 뭉켜 있다. 향기로운 흙내를 잊은 채 나는 한동안 아버지를 도시의 아스팔트처럼 밟고 살았다. 사후 세계는 모를지라도 산 자와 죽은 자의 .. 가족별곡 2011.02.05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3)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3) 개펄 강가에는 바람이 산다. 이들은 바닷물의 짠 내와 갯것들의 구멍에서 풍기는 비릿한 냄새와 기진개 향기를 먹고 산다. 바람이 사는 개펄에는 오래전 아주 잠깐 머물렀던 아버지의 자리가 있다. 점차 사라져 가는 기진개처럼 강가의 바람도 아버지의 자리를 잊.. 가족별곡 2011.02.04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2)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2) ……득달같이 달려드는 망둥이 낚시가 시들할 무렵, 형은 저수지 수문(水門) 근처로 들어가 바닥에 묻힌 굴을 발로 어루더듬어 꺼내왔다. 굴은 아버지의 또 다른 안줏거리였다. 어린 자식들을 옆에 놀린 채 목석초화(木石草花)를 벗 삼아 술잔을 기울이던 당신의 .. 가족별곡 2011.02.02
자닌토 음악과 함께하는 가족별곡(1) 가족별곡(1) 오금 꺾인 삶일지라도…. 「가족별곡」은 조금 비감스러운 나의 가족사를 중심소재로 삼아 서정수필로 엮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니 우리는 춘사(椿事)를 당해 참혹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여기서 독자는 어쩌다가 눈물 한 번 훔치는데 그칠지 모르지만 나는 비문을 쓰는 심정으로 .. 가족별곡 2011.02.01